수능 오류 제기 '당당男' 高 3 李 군 '청출어람'(?)
수능 오류 제기 '당당男' 高 3 李 군 '청출어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향신문> 상세히 보도
“배운대로 말했을 뿐..선의의 피해 학생 없어야"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평가원이 뒤늦게 오류를 인정하며 재채점 결과에 따라 복수정답이 인정된 학생들의 물리 등급을 상향조정한다는 발표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지만, 오히려 평가원의 결정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를 볼 수도 있는 동료 수험생들이 걱정됩니다."

수능 물리Ⅱ 11번 문제의 오류를 지적해 복수 정답을 이끌어낸 이종화 군(18·서울 중동고 3학년)이 단연 화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4일 수능시험 물리Ⅱ 과목의 11번 문항에 대해 오류를 인정하며 성적표 재발부를 결정하기까지는 서울 중동고 이 군의 역할이 컸다며 '경향신문'이 일련의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학교 교과서에서 분명히 배운 내용이었습니다. 비록 한 줄이지만 2원자 분자 이상기체 내부 에너지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

수능시험이 끝난 뒤 가채점을 하면서 이 군은 이상기체에 관한 물리Ⅱ 11번 문제가 잘못 출제됐다는 것을 알았다. 다음날 학교에 가서 물리담당 교사에게 문의하자 교사들도 답이 2개일 가능성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부터 이 군의 '힘겨운' 행보는 시작됐다.
이 군은 먼저 15일 수능을 출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군 외에도 많은 학생들이 평가원 홈페이지에 물리Ⅱ 11번 문제가 이상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군은 당연히 수정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평가원으로부터는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이 되돌아 왔다. 다원자 분자 이상기체는 고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난다는 것.
이런 와중에 수능 성적표를 받고 보니 예상대로 물리Ⅱ는 2등급으로 내려가 있었다. 반면 1개밖에 틀리지 않아 1등급을 받을 것이라고 믿었던 수리‘가’는 불운하게 2등급으로 밀려나 있었다. 이 문제 하나 때문에 지원 대학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는 판단이 들어, 이 군은 평가원에 재차 문의했지만 답변은 여전히 무성의했다.

교사들은 "그냥 없던 일처럼 잊어버리자"며 말렸지만, 이 군은 승복할 수 없었다. 물리학회에 자문을 구했고, 그 이후 숨가쁘게 진행된 일련의 사태와 사회적 파장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 군은 학교에서 일약 스타가 됐다. 담임 김진용 교사는 "이 군이 대견하다"고 말했고, 3학년부장 오세목 교사는 "교사들도 못한 일을 어린 제자가 해냈다"고 칭찬했다. 스승보다 나은 제자. 한마디로 '청출어람'이다. 

이 군은 중동고 이과 전체에서 석차가 10위 안에 드는 우등생. 공학자나 건축가가 되는 게 꿈이다. 사교육에 거의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꼼꼼하게 공부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이 군의 아버지는 요즘 아들에게 걸려오는 축하 전화를 대신 받느라고 바쁘다고 한다. 그는 "기쁘지만 이번 사건으로 아이가 마음의 평정을 잃어 입시에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엔 평가원에 화가 많이 났지만 정강정 평가원장이 사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고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