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에 4월 경상수지 31억달러 적자···"5월 흑자 전망"
'코로나 쇼크'에 4월 경상수지 31억달러 적자···"5월 흑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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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급감에 9년3개월來 최대
문소상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4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은)
문소상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4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은)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4월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1년 만에 멈췄다. 적자폭은 9년 3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상품 수출입에 따른 상품수지가 8년 만에 최저치로 꼬꾸라진 탓이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지급이 4월에 몰리는 계절적 요인도 경상수지 적자폭을 키웠다. 

문제는 코로나19 악재로 경상수지 적자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5월에는 다시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수출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상수지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한은이 발표한 ‘2020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31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3억9000만달러) 이후 12개월 만에 적자 전환이다. 적자폭은 2011년 1월(-31억6000만달러) 이후 9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전년 동월 대비로 보면 적자폭이 27만3000만달러 확대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전년 대비 두달째 감소세를 지속하던 경상수지는 지난 2월 반등, 두달 연속 확대됐으나 이달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통상 4월에 외국인 투자자의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기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은 이미 예견한 일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임금·배당·이자 흐름과 관계있는 배당소득지급은 전년 동월 대비 축소됐고, 상품 수지 흑자 규모가 생각보다 더 크게 감소하면서 경상수지를 적자로 이끌었다. 

◆상품수지 8년 만에 최악 = 우선 상품수지 흑자는 8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56억1000만달러)보다 47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2012년 4월 이후 8년 만에 최소 수준이다. 수출이 전년동월(484억2000만달러) 대비 24.8% 급감한 36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10년 2월 이후 최소 수준이다. 수입은 전년동월(428억1000만달러) 대비 16.9% 빠진 355억7000만달러였다. 수출 수입 모두 전년동월 대비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19가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영향에 대(對)미국, 유럽연합(EU) 수출이 감소한 것이 전체 수출 급감에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반도체·석유제품 등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단가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4월 수출물가지수(전년 동월 대비)를 보면 반도체(-6.5%)와 화공품(-15.9%)의 하락폭이 컸다.

수입의 경우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원유를 중심으로 한 원자재 수입감소가 두드러진 가운데,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도 감소한 데 기인했다. 4월 수입물가지수(전년 동월 대비)에 따르면 철강(-10.9%), 화공품(-7.5%)의 낙폭이 가팔랐다. 

여기에 3월 결산법인들의 배당금 지급이 4월 중 이뤄지면서 본원소득수지가 22억90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다만 작년 4월(-41억8000만달러)보다는 적자폭이 19억달러 축소됐다. 지난해 주요 국내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며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지급액이 지난해 4월보다 줄어든 영향이다. 배당지급액은 45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2위 수준이던 지난해 4월보단 21억8000만달러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14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4월(-12억7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지식재산권 사용료수지가 지난해 동기보다 3억1000만달러 줄어 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다. 여행수지 적자폭이 3억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억달러 줄어들었다. 코로나 사태 여파로 입국자 수가 작년 같은 달보다 98.2% 적었지만, 출국자 수는 이보다 더 큰폭(98.6%)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에서 낸 흑자를 서비스수지, 배당소득지급이 속한 본원소득수지 등이 깎아내리는 구조인데, 이번엔 상품수지 흑자가 급감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와 본원소득수지 적자폭을 크게 만회하기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상품수지 흑자폭이 감소한 게 경상수지 악화로 연결됐다는 의미다. 

◆한은 "5월은 흑자 전환 예상" = 문제는 코로나19 영향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상수지 적자 역시 장기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상수지는 한 국가의 대외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흔들리면 외국인 자금이탈과 외환시장 불안정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은은 5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5월 무역수지가 4억4000만달러 흑자로 발표됐기 때문에, 5월에는 경상수지도 흑자로 나타나지 않을까 다소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4월에는 무역수지가 99개월 만에 9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반면 5월에는 4억4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570억달러로 예상했다. 올해 경제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마이너스(-)까지 끌어내리면서도 경상수지 흑자 전망은 유지했다. 1~4월 누적 경상수지가 102억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상반기에는 170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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