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시대, 부동자금 1천1백조원···갈 곳은 증시?
제로금리 시대, 부동자금 1천1백조원···갈 곳은 증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12월 30조원대 늘다 올 2월 47조원 폭증
주식 투자자예탁금 44조원···작년말 比 63.1%↑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기준 금리가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이른바 '부동자금'이 계속 증가하며 처음으로 1,100조원을 넘어섰다.   

31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 규모는 지난 3월 말 현재 1,106조 3,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같은 부동자금은 지난해 11월 1,000조원을 넘어선 뒤 3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세다. 

코로나19 사태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부동자금 증가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양상이다. 부동자금 증가폭은 지난해 11월(32조7천억원 증가)과 12월(34조8천억원 증가) 30조원대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올해 2월에는 47조원으로 커졌다. 한 달 증가폭이 40조원을 넘은 것은 통계 집계 이래 최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전후해 시장금리가 낮아지고 채권을 뺀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자금이 시중을 떠도는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1% 남짓에 불과하다. 1%가 붕괴되는 정기예금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한은이 집계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은행권의 잔액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3월(2.02%) 이후 꾸준히 내려 지난달(1.57%)에는 1.5%대로 내려앉았다.

이달 2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0.75%→0.5%) 하면서 한층 풍부해진 유동성 자금은 증시나 부동산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보유세 등 부동산 강화 추세에 시중 자금은 증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자금은 금리가 떨어질수록 그대로 남기가 점점 더 부담스러워져 자산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위원은 "부동산 시장은 규제가 굉장히 강해졌는데, 향후 보유세까지 강화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며 "이 때문에 한동안은 부동산 시장보다는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흘러갈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가 2,000선 고지를 되찾으면서 증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인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28일 현재 44조5천794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인 지난해 말(27조3천384억원)보다 63.1%나 급증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이달 18일(10조783억원)에 3월 이후 두 달여 만에 10조원대로 올라섰다. 통상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아지면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난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