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10배' FX마진거래 200% 급증···'개미 무덤' 우려
'레버리지 10배' FX마진거래 200% 급증···'개미 무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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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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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태동 기자] 지난달 환율 변동성에 투자하는 외환 차익거래(FX마진거래) 규모가 200% 넘게 폭증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의 FX마진거래 대금은 213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1% 증가했다. 지난달 말 달러 환율로 환산하면 약 26조원 규모다. 거래량도 늘었다. 지난달 FX마진거래 거래량은 19만4212계약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9% 올랐다.

FX마진거래 대금은 1월 54억7000만달러에서 2월 98만6000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달 폭발적으로 증가해 단숨에 200억달러 선을 넘었다.

FX마진거래는 환율 변동성이 높은 국가의 통화를 사고팔아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FX마진거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환율 변동성이 커져서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은 1156.4원에서 올해 1월 말 1191.8원, 2월 말 1213.7원으로 상승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1217.4원으로 올랐다.

특히 지난달에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하며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달 19일 달러 환율이 하루 40원 폭등, 1285.7원으로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가 바로 다음 날에는 한국은행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와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39원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

FX마진거래의 증거금률은 10%이고 계약당 기본 단위는 10만 달러다. 1만 달러를 국내 선물회사나 중개업체에 맡기면 레버리지를 활용해 그 10배인 10만 달러 규모의 거래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환율이 5%만 변동해도 ±50%의 수익을 내거나 손실을 볼 수 있다. 투자 방향이 다를 경우 작은 환율 변동만으로도 강제청산을 당해 전액 손실을 보고 '깡통계좌'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투기성 짙은 금융상품이지만 개인 투자자의 리스크(위험)에 대한 인식이 미흡해 손실을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금융당국이 2012년 증거금률을 기존 5%에서 10%로 상향한 것도 조사 결과 개인 투자자의 90% 가량이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결과가 나와서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금융권 간담회에서 "아직 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데도 고위험·고수익 금융상품 판매가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인다"며 "투자자들은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냉정하게 투자 판단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FX마진거래 증거금률을 높이고 교육도 받게 하는 등 진입장벽을 높이긴 했는데 원유 선물 ETN 상품도 그렇고 모르는 사람들이 들어와 투기적인 거래가 횡행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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