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라임펀드 투자받은 상장사 '리드' 경영진에 징역 8년···800억 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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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태동 기자] 라임자산운용 자금이 투자된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서 수백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린 박 모 리드 부회장 등 경영진에게 1심에서 대거 실형을 선고됐다. 박 부회장은 ‘리드의 실제 회장으로 알려진 김모 전 리드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의 지시에 따라 리드가 운영됐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4일 서울 남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오상용)는 이날 1심 판결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 부회장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부회장이 리드 자금 횡령을 위한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다른 피고인들에게 범행을 지시하고 감독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범인 구모 대표이사에게 징역 4년, 강모 리드 영업부장과 리드 자회사인 오라엠 김모 대표에게는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오던 구 대표와 김 대표는 이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또 김 모 경영지원본부 이사와 박 모 전 대표이사 등에게는 범행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2015년 11월 코스닥에 상장된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리드는 2017년 박 부회장이 실소유한 윤활유 제조업체인 A사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적자로 전환되는 등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됐다. 박 부회장 등은 투자 명목으로 회삿돈을 빼돌리고 악화된 재무상태를 숨기고 허위공시를 하는 등 금전적인 이득을 취했다가 결국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한때 2만원대까지 치솟던 리드의 주가는 임원들이 기소되면서 1,000원 미만으로 떨어지며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법원이 인정한 이들의 횡령 규모는 총 834억원에 달했다. 2017년 1∼6월에 233억원, 2018년 4∼6월에 601억원을 빼돌렸다고 봤다. 정상적인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동안 박 부회장은 2018년 자신이 인출한 회삿돈 440억원 중 280억원은 스포츠서울의 라임 펀드 상환에 사용됐고, 나머지는 김 전 회장이 개인적으로 가져갔다고 주장해 왔다. 또 이 전 라임 부사장의 지시에 따른 것은 라임이 리드에게 빌려준 자금을 회수해갈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법원은 "피고인들은 회사의 경영권자, 임원으로서 지켜야 할 책임을 전적으로 도외시한 것"이라며 "회사의 이익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 앞세운 것으로 죄질과 범정이 극히 불량하고 무겁다"고 질타했다. 

특히 주범인 박 부회장에 대해서는 "페이퍼컴퍼니와 자회사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다른 피고인들에게 범행하도록 지시를 반복했다"며 "범행이 계획적이고 액수도 800억원이 넘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법원 판결문에는 박 부회장이 리드 횡령의 주범으로 지목한 이 전 부사장과 신한금융투자 직원인 심 모씨가 리드에 라임 자금을 끌어다 준 대가로 명품 가방과 시계 등을 받았다는 내용이 언급됐다. 리드 횡령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오던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잠적했다가 5개월 만인 전날 ‘라임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및 심씨와 함께 서울 모처에서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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