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 국내 자산운용시장 진출 의미와 파장
피델리티, 국내 자산운용시장 진출 의미와 파장
  • 임상연
  • 승인 2003.09.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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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본 진입 '러시' ---시장잠식 가속화 전망
외국계, 전체 수탁고 16% 차지 토종 위기감 확산
투신시장 질적 성장-업계 구조조정 앞당길 수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외국계 투신사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러쉬를 이룰 전망이다.
지난해 일본의 도이치은행, 프랑스 크레디 아그리콜엥도수에즈은행 등 외국자본이 국내에 직간접적으로 투신사를 설립, 본격적인 영업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에도 피델리티 메릴린치 자딘플레밍 뱅가드 푸르덴셜등 세계적으로 자산운용부문에서 최고봉을 다투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투신사 설립 및 출자, M&A, 업무제휴(MOU)를 진행중이다.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들의 국내 투신시장 진출은 외국계투신의 시장잠식을 한층 빠르게 해 투신업계 구조조정은 물론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질적 성장을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투신시장 매력적”
세계 유수의 외국자본이 국내 시장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한국 투신시장이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시가평가제 도입,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등으로 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투자대상이 유가증권에서 부동산 금 은등 실물로 다양해지면서 한국 자산운용시장에 대한 투자기회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북아금융허브를 표방하며 정부가 적극적인 금융정책을 펼치는 것도 아시아 시장 거점확보에 열을 올리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진입을 재촉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형투신사 한 고위관계자는 “IMF등 여러 격변을 거치면서 국내 투신시장도 많이 다듬어졌고 투명성 강화, 선진금융기법 도입, 정책보완 등으로 투자환경도 좋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아시아 시장 진출과 거점확보를 꾀하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한국을 발판으로 택하는 것도 모두 이 같은 환경변화로 투자메리트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투신사 설립을 통해 본격적인 국내 영업을 계획하고 있는 피델리티 에반헤일 대표도 국내 투신시장을 ‘기회의 시장’이라고 표현할 만큼 외국자본의 눈에는 국내시장이 ‘풍성한 나무’로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와 현투증권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푸르덴셜도 브로커리지 영업보다는 현투증권 현투운용의 투신영업 기본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 자산운용시장에 텃밭을 가꾸려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투신시장 질적 양적 ‘팽창’ 예고
외국자본의 국내 시장진입은 국내 투신시장에 큰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 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투신사들이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상태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유수의 금융기관들이 대거 몰려들 경우 외국계투신의 시장 잠식은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외국계투신사들은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는 상태. 현재 국내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한 외국계 투신사는 농협CA등 10개사로 수탁고는 지난 8월 28일 현재 총 24조6천680억원 정도이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2%나 늘어난 수치다. 전체 수탁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초 7.5%, 지난해 8월 12%에서 올해에는 16%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SKG 카드채 사태로 투신업계 전체 수탁고가 전년동기대비 7%가량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외국계투신사의 성장속도는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국내 투신시장에서 외국계 입김이 커지면서 토종투신사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투신사 한 관계자는 “아직 시장영향은 미미하지만 그렇다고 성장속도가 느린 것은 아니다”며 “투신시장이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을 계기로 좀더 확대 개편되면 선진노하우와 투명성을 겸비한 외국계의 저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투신업계의 M&A등 자연적 구조조정도 활발히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투신시장의 질적 성장도 예상된다. 세계 유수 금융기관의 진출로 파생상품전용펀드 실물투자펀드 해외투자펀드등 선진금융기법이 가미된 금융상품들이 국내에 선보이는 계기가 될 수 있어 국내 투자자들의 자사관리폭도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 시행되면 부동산 금 은등 펀드의 실물투자가 가능해지지만 토종투신사들도 이렇다 할 투자경험이 없고 상품개발 판매 운용 등 모든 면에서 유아적 수준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외국계투신의 잇따른 진출과 선진금융상품 출시는 국내 투신사들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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