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팬데믹 공포
[데스크 칼럼] 팬데믹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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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세계 확산에 따른 팬데믹(바이러스 대유행) 공포가 엄습해 온다. 미 연준의 두 차례 금리 인하에 이어 한국은행이 금리를 0%대로 사상 처음으로 인하했다. 국내 확진자 수가 줄고 있어도 세계 경제에 묶여 있는 대한민국호의 순항을 방해할 파고가 높아 취해진 조치이다.

이를 두고 조치가 늦었네, 뒷북이다 등 말도 많지만 한은으로서는 미국 금리 인하를 이미 확인한 뒤여서 외화유출 등 리스크에 좀더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은이 스스로 밝혔듯이 재정 정책이 함께 하지 않는 한, 통화정책의 약발이 예전같지 않다는 한계도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는 한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발목을 잡고 그 여파로 우리에게도 혹독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리세션(경기침체)을 언급하며 코로나19가 오는 8월까지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덕분에 다우 지수는 13%가량 대폭락을 했다. 코로나19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면 지금처럼 우려할 일도 아니고 단지 기우에 지나지 않을 일이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홍역을 거쳤지만 그들은 이제 시작에 불과한 점이 세계 경제에 우려를 증폭한다. 우린 가 본 길이지만 안 가본 다른 나라는 공포심이 극도에 달할 수 있고 대처 결과에 따라 공포심은 가감될 수 있다.

한국과 중국이 확진자 수를 줄여나간 국면에 반전과 극복의 기대감이 있지만 다른 나라들은 세(勢)가 진정이 안되는 국면이어서 나라마다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우려는 극심해 지고 있다. 저 멀리 남아프리카공화국도 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은 언제 진정될지 모르는, 경제가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의 화신이 된 형국이다.

코로나19 장기화는 결국 기업과 국가에 위기감을 조성한다. 때문에 코로나19가 트리거(촉발자)가 돼 과거 금융위기와 같은 사상 최대의 위기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공포감이 도래했다.

이는 지나친 공포일까? 현재로선 예상이 어렵다. 이 점이 공포를 자극한다. 다만 시장은 공포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16일 한국 증시는 숨고르기 할 것처럼 보이더니 장 마감 직전에 오히려 고꾸라져 코스피는 3%대 하락했다. 세계 증시도 주저앉기는 마찬가지다.

불확실성과 공포심을 추적해 보면 가장 큰 문제점은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이다. 이에 세계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세계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지는 것이 현실화될 수 있다. 애플이 휴대폰을 만드는데, 삼성이 반도체를 만드는 데 지장이 생긴다.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목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트럼프와 시진핑을 앞세운 두 강대국의 대립으로 비롯됐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확산은 무역분쟁 이상의 경제 마비(시스템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와 자본주의는 초집약과 스피드 등을 중시했으나 바이러스 하나에 비참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가 주는 교훈은 오히려 이 시점에 적절할 수도 있다. 의료시설과 같은 공공재는 확충돼야 하고 바이러스 확산의 진원으로 지목되는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우리도 메르스 사태 이후로 음압병상 등을 확충하긴 했으나 이번 코로나19에서 보듯 병상 부족 등 공공의료 부문의 미흡 등에 따른 대구·경북의 안타까운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또 기후변화는 서로 각자 영역을 인정해 줘야하는 야생동물과 인간의 암묵적 약속을 깬다. 서로 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형성돼선 안될 동물과 인간간 바이러스 전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공포는 언젠가 진정이 되고 경제도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19가 주는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생각하기도 끔찍하지만 이 보다 더한 일도 생길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경제에 집착한 세계 경제와 시스템에 경고를 하듯이 다가온 코로나19.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가이드라인을 살짝 보여준 것일지도 모른다.

김무종 부국장 겸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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