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주현 기자] 오리온의 '꼬북칩' 띄우기 노력이 열매를 맺는 모양새다. 꼬북칩은 오리온이 2017년 3월 첫선을 보인 '네겹 과자'다. 30일 오리온은 꼬북칩의 국내 누적매출이 1000억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꼬북칩의 특징으로 오리온은 "전에 없던 독특하고 풍부한 식감"을 꼽았다. 오리온에 따르면, 꼬북칩은 그동안 국내에서 9500만봉 넘게 팔렸다. 맛이 중심이던 국내 제과시장에 식감 유행을 일으킨 결과다.
꼬북칩 실적은 8년여에 걸친 연구개발(R&D)과 100억원에 이르는 투자의 결실이기도 하다. 장수 브랜드를 중심으로 맛 확장에 주력하던 국내 제과업계 관행에서 벗어나 네 겹 과자란 혁신 제품 승부수를 던진 뚝심이 통했다는 게 오리온 설명이다.
꼬북칩은 중국과 미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5월 중국에서 '랑리거랑'(浪里个浪)이름으로 출시된 꼬북칩은 1년 만에 6000만봉 넘게 팔렸다. 올해 8월엔 미국 최대 창고형 유통업체 코스트코에 '터틀칩스'(TURTLE CHIPS)란 이름으로 입점했다.
최근 국내에 선보인 꼬북칩 달콩인절미맛도 출시 5주 만에 180만봉 넘게 팔리며, 약 19억원 매출을 거뒀다. 국내 식품업계에서 히트상품 기준인 월 매출 10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 오리온은 10~20세대 젊은 소비자 입맛을 겨냥해 최근 인기인 인절미를 접목한 게 주효했다고 짚었다.
오리온은 지난 2월 꼬북칩 제조 설비인 '스낵용 펠릿 시트 가공장치'의 특허 등록을 마쳤다. 원료 배합이나 제품 디자인이 아니라 제조 설비에 대한 특허 등록은 국내 식품업계에서 흔치 않은 사례다. 꼬북칩에 대한 오리온의 애착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오리온 쪽은 "지난 3년 동안 (꼬북칩에) 보내주신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제품력을 강화해 초코파이를 잇는 글로벌 히트 상품으로 성장시켜 갈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