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펀드판매, '부메랑' 될 수 있다
은행 펀드판매, '부메랑'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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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돈 빌려 펀드 투자
투자에 대한 인식 부재 '부담'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최근 은행의 펀드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자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펀드로의 '쏠림현상'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아 심각한 후유증을 야기할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또, '불완전 판매' 및 '꺾기' 등의 영업행태와 투자자들의 펀드에 대한 인식부재는 향후 은행들의 평판을 크게 훼손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가 되고 있다.
 
■중국펀드 '쏠림현상'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9월말 기준 해외펀드로 유출된 자금은 64조 2000억원으며, 이 중 중화권으로 빠져나간 자금이 20조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펀드의 쏠림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며, 최근 중국펀드에 가입한 고객들은 소위 '막차'일수 있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실제로 최근 세계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며 특히 중국증시의 과열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이유도 미국發 신용경색 우려와 중국증시의 거품 붕괴 가능성에 따른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 증시의 움직임은 중국의 상황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 시장은 고평가 부담이 존재하며 중국 관련주로의 '쏠림현상'이 심각해 투자자들의 주의를 요한다"고 말했다.
각 시중은행들도 영업점을 통해 중국펀드 판매에 대해 자제를 촉구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수요가 워낙 많아 판매량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을 찾는 고객들 대부분이 중국 펀드의 과거 수익률만 보고 가입한다"며 "상담직원의 역량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여전히 중국 펀드가 잘 팔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펀드 영업력을 강화하면서 중국펀드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정훈 의원은 최근 "은행 등이 판매 보수가 높은 해외펀드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단기 수익률이 좋은 중국펀드만 소개하는 바람에 펀드자금이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며 "판매사들이 펀드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묻지마식 투자 권유를 못하도록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스크 증대 '우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주식투자를 위한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증시가 급격한 조정국면을 맞을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은행과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461조원에 이르며, 전월 한달동안에만 무려 5조원 가량 급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월중 학자금대출이 증가한 데다 은행의 신용대출 확대 경쟁으로 가계대출이 비교적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79조원에서 6월말 현재 191조원으로 12조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이 8천억원 가량 늘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신용대출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다. 이는 각 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를 크게 늘렸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체 펀드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은행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투자자들은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은행을 통해 펀드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펀드 손실이 자칫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수 있다.
이와 함께 개인들의 투자에 대한 인식 부재도 은행으로선 평판 리스크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개인들의 금융자산이 예금 위주에서 투자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데 반해 투자에 대한 이해도는 여전히 미흡한게 현실이다.
일례로 우리은행이 지난 5월 판매했던 '우리파워오일파생상품투자신탁'은 최근 유가 급등으로 최대 50%의 손실을 기록하자 투자자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고객은 원금을 요구하거나 판매직원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영업점 직원들을 당황케 했다는 후문이다.
이들 고객들의 경우, 해당 상품을 예적금과 같은 원금 보장형 상품으로 알고 가입했다고 항변하는 한편, 손실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해당 상품에 대한 불완전 판매는 없었으며, 투자자들의 펀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생긴 불상사인 것 같다"며 "은행은 판매처일 뿐인데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면 곤혹스러울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펀드 손실로 이렇게 시끄러운데 향후 중국증시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은행업무가 마비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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