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외면, 외국인 배불리기?
은행주 외면, 외국인 배불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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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가히 증시 르네상스라고 할만 하다. 올초 1400포인트였던 코스피지수는 10월에 접어들면서 2020포인트까지 급상승하는 기염을 토하며 불과 1년도 안돼 한국증시의 저평가 멍에를 단숨에 벗어던졌다.
눈의 띄는 점은 증시 활황세를 이끄는 업종의 변화다. 그 중 POSCO의 약진이 무엇보다 돋보였다.
올초 30만원에 머물렀던 주가는 채 1년도 안돼 70만원대를 넘보고 있으며, 과거 수년간 국내 증시를 이끌어왔던 삼성전자는 반대로 50만원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대기업들의 명함이 이처럼 엇갈리는 가운데 유난히 게걸음 횡보를 지속하고 있는 업종이 은행주다.
올초 7만원대였던 국민은행 주가는 한때 9만원까지 상승추세를 이어가다가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 여파로 다시 7만원대로 주저 앉았으며, 우리금융지주 주가도 2만원대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기업은행 역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은행주 중 유일하게 상승폭이 컸던 신한금융지주는 LG카드 인수 등의 호재에 힙입어 독보적인 상승세를 구가했다.
유래없는 증시의 활황세에도 불구하고 은행주가 철저히 외면받고 있는 이유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미국시장의 영향이 무엇보다 컸다. 지난 7월 이후 촉발된 미국발 신용경색 우려는 전세계적인 금융주의 낙폭을 키웠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서브프라임의 영향이 적었던 국내 은행들이었지만, 전세계적인 신용경색에는 자유로울수 없었다. 따라서 은행주의 낙폭은 다른 업종에 비해 유난히 컸었다.
또 다른 요인은 향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라 은행의 입지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최근 시중자금의 '탈은행화' 현상도 은행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부각됨에 따라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악화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시절을 상기해 보자.
당시에도 은행주는 여타 업종에 비해 철저히 외면 당했었다. 국내 투자자들이 헐값에 팔아치웠던 은행주가는 8년만에 수 백배까지 뛰었다.
사람들은 국내 은행의 90%에 육박하는 외국인 지분을 두고 '사상 최대의 실적으로 외국인들의 배만 불린다'며 은행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은행을 탓할 일만은 아니다. 국내 은행에 투자를 포기했던 사람은 외국인들이 아닌 바로 우리이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국내 은행들이 빠른시일 내에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적지 않은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하고 은행주를 사들였다.
외국인들은 투자한만큼의 댓가를 얻어간 것일 뿐이다. 투자에 있어서는 국내 투자자들보다 한수 위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수년간 막대한 수익을 올려왔던 은행들이 급변하는 금융환경으로 인해 외환위기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그러했듯 위기는 곧 기회일수 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들처럼 금융업이 한국경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해줄 수 있는 부가가치 창출의 일등공신으로 거듭날 날이 머지 않았다고 조언한다.
또한 여타 금융업종에 비해 은행이 가지고 있는 장점도 수없이 많다.
특히 금융회사의 경쟁력의 가장 큰 척도인 자산규모와 풍부한 인력, 그리고 인프라 측면에서는 타업종의 추종을 불허한다.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각되고 있는 IB(투자은행)도 은행이라고 못할 게 없다. 오히려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IB시장을 선도할 수도 있다.
국내은행들이 HSBC와 골드만삭스와 같은 선진 은행으로 거듭날 날을 기대해 본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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