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주총은 원천 무효"···법정공방 예고한 노조 
"현대重 주총은 원천 무효"···법정공방 예고한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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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와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위법주총 무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혜경 기자)
금속노조와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위법주총 무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김혜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현대중공업의 법인분할 주주총회를 두고 시간과 장소를 당일 급히 변경해 이른바 '날치기' 주총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금속노조가 주총 결의 취소소송을 비롯한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주총 결의에 따라 3일 한국조선해양이 지주회사로 변경됐지만 주총 정당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와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위법주총 무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1970년대 '체육관 선거'와 이번 '체육관 주총'은 무엇이 다른가. 민주주의 기본 원칙 무엇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전면파업을 비롯해 주총결의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등 현대중공업에 맞서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김 의원을 비롯해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문대성 현대중공업 우리사주조합장, 송영섭 금속노조 법률원장, 박석운 '재벌특혜 대우조선 매각 저지 전국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당초 현대중공업은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지난달 31일 오전 10시에 주총을 열 계획이었다. 노조와 대치하던 사측은 30분이 지난 후 '임시주주총회 장소 변경 안내'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배포한데 이어 현장 방송을 통해 오전 11시 10분에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주총을 열겠다고 공지했다. 한마음회관에서 울산대까지는 약 22km의 거리로 차량으로 최소 40분 이상 소요된다. 

조합원들이 울산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주총에서 물적분할 등의 안건이 통과된 뒤였다. 모든 주주들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로 주총이 진행됐기 때문에 이번 주총은 무효라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문대성 우리사주조합장은 "근로자복지기본법 제46조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와 근로자복지기본법 시행령 제28조 '조합의 의결권 행사'에 따라 조합장이 주총에 참석해 조합원들의 의사를 표시해야 하지만 이같은 권리는 사측에 의해 무시당했다"면서 "31일 당일 주총장 변경에 대한 우려 때문에 회계부 소속 주총 진행 요원들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장소 변경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우리사주가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은 총 221만4528주로, 전체 주식의 3.13%를 차지한다. 

자료=금속노조
자료=금속노조

문 조합장은 "오전 8시 34분께 통화가 연결돼 장소 변경을 질의했지만 사측 과장은 본인은 참석할 것이라 응답하면서도 장소에 대한 답변은 고의로 회피했다"면서 "주총장 이동버스가 회사정문 근처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다른 주주들과 탑승했지만 버스는 출발하지 않았고, 사측 진행요원들은 차량 제공만 의무이므로 탑승만 가능하고 이동은 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10시 50분께 다른 차량을 타고 울산대로 이동했지만 언론을 통해 주총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결국 이동수단인 차량 역시 형식적인 것에 불과했고, 주총 자체가 위법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송영섭 금속노조 법률원장은 △주총 일정 변경 공지가 당초 개최 시간이 지난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 △일정 변경을 공지하는 방법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 △변경된 장소로 제시간에 도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점 등을 무효 근거로 들었다. 

송 원장은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면 예정된 주총 개회 일시 이전에 공지해야 한다"면서 "일부 주주들의 경우 사측과 함께 움직이며 사전에 변경 사실을 충분히 인지했지만 우리사주조합원들을 비롯한 대다수는 당일 10시가 지나서도 변경사항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측은 용역이 몰려있는 회관 외곽에서 확성기와 피켓으로 변경을 공지했는데 당시 회관 주변은 혼잡한 상황이었고 현장에 있던 주주 대부분은 변경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서 "주주들이 공지 이후 변경된 장소로 이동하려 해도 물리적인 이동거리가 너무 멀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주주들은 주총장에 이미 착석해있고, 일부는 사전 변경 계획이 있었음에도 통지받지 못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 

금속노조 관계자는 "일부 주주들은 주총 시작 시간인 11시 10분께 변경된 주총장에 도착했지만 주변은 이미 봉쇄됐다는 것이 문제였다"면서 "주주 증명서를 제시하면서 이야기를 했지만 경찰들은 막았고 체육관 앞에서도 용역들이 소화기를 뿌리면서 주주들의 입장을 제지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주총 무효 소송 참여인단을 모집하고, 일정 수준 참여 인원이 모이면 취소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한편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 이사는 이날 담화문을 내고 "법인분할 과정에서 생긴 갈등을 지속해서는 안 된다"며 "분할 후에도 어떠한 불이익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약속하며 단체협약 승계와 고용안정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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