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한바탕의 퍼포먼스?
IT, 한바탕의 퍼포먼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IT서비스 업체들과 패키지 중소SW 업체의 상생협력 발대식이 있은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이 기간동안 정보통신부는 이전보다 강화된 ‘중소SW 업체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고, 7일 기준으로 SW 분리발주 사례가 13건이나 나오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통부의 ‘중소SW 업체 활성화 대책’은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여러 의문에도 불구하고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기술력에서 뒤짐에도 불구하고 막강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공공사업 부문을 휩쓸다시피 했던 대형 IT서비스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SW분리발주와 대형 업체들의 입찰 제한을 통해 기술력을 갖춘 중소SW 업체들의 사업 참여 기회가 확대됐다.
SW사업의 최대이율도 10%에서 25%로 상향조정돼 SW업체들의 숨통도 한결 트였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중소SW업체가 느끼는 체감기온은 아직도 낮아 보인다.
정통부가 내놓은 정책에 대해서 일선에서는 여전히 분리발주에 대한 거부감을 강하게 드러내놓고 있다. 업무를 처리하는데 있어서 일괄발주가 훨씬 편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한 SW사업의 최대이율을 25%로 확정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SW 가격 깎기가 성행하고 있다는 소리도 여전히 들리고 있다. 여전히 SW에 대한 인식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하긴, 지하철을 나가보아도 불법 복제한 최신 영화 DVD가 버젓이 팔리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얼마전 기자는 중소SW업체의 CEO를 만났다. 그는 한 언론사에 SW분리발주에 대한 칼럼을 실었다가 몇몇 대형 IT서비스 업체의 팀장급으로부터 “요새 좀 살만한가 보네”라는 비아냥을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절대 칼럼을 쓰지 않겠다는 말과 함께.

최근의 중소SW 업체 활성화 대책에 대해 대형 IT 서비스 업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를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대형사들은 SW업체들을 적어도 동반자로 여길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아니, 오히려 자신들이 일감을 주지 않으면 언제든 망하게 만들 수 있는 부속품으로 밖에 여기지 않는 것은 아닐까.

지난 7월 ‘중소SW업체 상생협력 발대식’에 IT서비스 업체의 CEO와 중소SW업체의 CEO들이 맞잡은 손은 부질없는 한바탕의 퍼포먼스였다는 생각이 강하게 뇌리를 스친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