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高, 해외 진출 '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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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 외국 금융사 '각축장'
시장 잠식...머뭇거릴 시간 없어
'글로벌 플레이어' 육성할 기회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금융업권간 장벽 와해를 예고하는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두고 세계적인 금융사들의 국내 진출이 잇따르는 가운데, 국내 금융사들도 원화강세 효과를 활용해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달러당 800원대를 넘보는 원화 강세 현상이 해외 중소형 금융사들의 가격부담을 낮춰 M&A(인수합병)를 통한 해외진출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시장은 이미 선진 금융사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해 국내 금융사들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글로벌 금융사들은 국내 시장 진출을 완료해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골드만삭스는 지난 2일 맥쿼리IMM자산운용 지분 100%를 인수하고 은행, 증권, 자산운용 부문의 영향력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시장의 각종 규제와 금융업권간 높은 칸막이로 인해 기회만 엿보고 있던 골드만삭스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계기로 국내시장에서 '실력 발휘'를 예고한
 것이다.

이에 앞서, 제일은행을 인수한 스탠다드차타드도 한누리증권 인수를 시사하며 증권업 진출 의지를 내비쳤으며, ING자산운용은 이달 1일 랜드마크자산운용을 합병하고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 JP모건자산운용도 지난 5월 국내 영업을 개시했으며, 미국의 라자드자산운용도 한국시장 진출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착수했다.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중인 HSBC 또한 하나생명 인수를 통해 보험업 진출을 예고하고 있으며, 미국의 젠워스모기지보험과 독일의 DKV건강보험도 국내 보험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은행업도 예외가 아니다.
은행업의 경우 이미 한국씨티은행과 HSBC,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글로벌 은행들이 상당수 국내시장에 진출해 있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와 브라질 상업은행인 뱅크오브브라질도 지난달 한국내 사무소 신설 허가를 요청했다.
금융당국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이상 신설을 허가할 방침이라고 밝혀 이들 은행들의 국내 시장 진출도 시간 문제로 분석되고 있다.

 
은행업, 자산운용업, 보험업 등 분야를 막론한 해외 금융사들의 한국시장 진출은 국내 금융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업과 보험업의 경우 해외 금융사들이 상당부분 국내 시장을 잠식한 상태이며, 자산운용업은 최근 그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다른 어느 분야보
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자통법 시행으로 국내 금융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상당부분 외국계에 잠식 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 보존을 위한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의 원화강세 현상은 과거보다 싼값에 외국계 금융사들을 사들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캐나다와 유럽 등의 기업들은 약달러 효과를 통해 미국의 알짜기업들을 싼값에 사들이고 있다. 특히, 중동의 오일머니와 중국과 인도계 자금까지 가세하면서 미국 기업 사냥에 적극적이라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과거 외환위기 시절 국내은행들이 외국자본의 먹잇감이 됐던 전례를 거꾸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전세계적인 유동성 위축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현재를 해외진출의 호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은행도 국내 대형은행들을 단기간에 '글로벌 플레이어'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해외 M&A전략이 바람직하며 이를 위해서는 선진국 수준으로 금융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들의 부진한 해외진출은 각종 규제도 한몫을 하고 있다"며 "해외점포 승인과정을 보다 간소화하고 자회사 출자요건도 보다 완화 하는 등, 해외진출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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