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생명, 종신보험 경험생명표 소급적용···타사들 "부럽네"
[단독] 삼성생명, 종신보험 경험생명표 소급적용···타사들 "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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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업계, 내달부터 9차경험생명표 적용···보험료 5~10%↓
삼성생명, 1~3월 가입자도 적용···'부잣집 인심' 공격 영업
(사진=삼성생명)
(사진=삼성생명)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내달부터 종신보험 보험료가 보험사에 따라 5~10%가량 내려간다. 제9차 경험생명표를 반영하게 되는 영향이다.

그런데 '업계 1위' 삼성생명이 4월 이전 가입자에게도 경험생명표를 소급적용하기로 하면서 타사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한마디로 그만큼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영업방식이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3월 말 반짝 절판마케팅 효과를 통해 보험 가입을 망설이는 고객을 끌어오겠다는 과감한 영업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관행을 깬 영업방식이어서 놀라움과 함께 자신들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해 질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신규고객 확대 효과와 함께 기존 1~3월 가입자에 대해서는 출혈을 감수해야 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업계는 4월부터 일부 상품에 대해 9차경험생명표를 적용하기로 했다. 새 경험생명표가 적용되면 종신보험, 정기보험 등의 사망 관련 보험료는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삼성생명은 보험료가 인하되는 상품에 대해 1~3월 상품 가입자에게도 소급적용하기로 했다. 경험생명표 소급적용은 기존 가입자에 대해 보험금을 그만큼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1~3월 가입자에게 보험료 차액을 돌려주는 게 아니고 보장금을 늘려주는 방식"이라며 "4월 가입자보다 더 받은 보험료를 역산해서 보장(보험금)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는 그동안 업계에서 하지 않았던 이례적인 시도다. 다른 생보사들은 삼성생명의 이같은 방침에 같은 방식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지만 시스템상 등의 문제 등으로 실행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이같은 시도를 전해 듣고 내부적으로 고민이 있었지만 시스템 등의 이유로 하지 않기로 했다"며 "삼성생명은 절판마케팅 이슈에 대비해 오랜 기간 준비해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이 이같은 방침을 내세운 건 절판마케팅 이슈로 가입을 뒤로 미루는 고객을 잡아 영업력을 확대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얼마남지 않은 3월말 '반짝 영업'을 겨냥해 미리부터 준비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생보업계는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소비자보호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시도라고 평가한다. 한 관계자는 "경험생명표 개정으로 인한 절판마케팅 이슈에 휘둘리지 않게끔 좋은 장치를 둔 것"이라며 "'굳이 시점을 기다리지 않아도 손해를 보지 않게 해준다'라는 기발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업계 관행을 깬 삼성생명을 '질시 반, 우려 반'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다른 회사는 시점을 맞춰서 함께 경험생명표를 적용하는데, 이는 관행을 깬 조치"라며 "앞으로 절판이슈가 있을 때마다 영업현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31일에 가입한 고객은 혜택을 보지 못하데 되는데, 시점을 두고도 고객간 형평성 문제가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업법이나 금융감독규정 등의 문제는 없지만, 계약서에 지정된 날짜에 효력을 발휘하는 계약의 기본원칙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보험계약은 상법을 기초로 이뤄지는데 임의적인 개정 전후 조건 변경은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나 걱정의 내막을 들여다 보면 삼성생명을 따라하지 못하는 자신들의 처지를 염두에 둔 하소연의 성격이 강하다. 앞서 지적된 것처럼 시스템 등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보험금 지급능력이나 자신감이 없으면 감행하기 어려운 공격적 영업전략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손해보험업계의 최강자인 삼성화재가 종종 이와 유사한 공격적 영업전략으로 자동차보험 등에서 점유율을 확대해온 전례가 있다.   

한편, 보험사들은 보험개발원이 공표한 경험생명표에 따라 다음달부터 보험료를 재조정한다. 경험생명표는 보험가입자의 위험률(사망률, 사고율)과 평균수명 등을 예측한 자료로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된다. 내달 적용되는 남녀 평균수명은 각각 83.5세, 88.5세다. 2015년 대비 남성은 2.1세, 여성은 1.8세 늘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 보험사는 보다 늦은 시기에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고 이 기간만큼 보험료를 더 굴릴 수 있어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보험사에 따라서는 종신보험료가 10% 이상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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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2019-03-29 08:21:32
타사도 2003년도에도 이번 삼성과 같은 조치를 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는 시스템 문제가 아니라 보험사 의지의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