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發 악재 '시총 1천억대 증발'···엔터株의 수난
버닝썬發 악재 '시총 1천억대 증발'···엔터株의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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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문제로 비화, 당분간 약세 지속"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지난해 성장세에 힘입어 일제히 오름세를 탔던 엔터주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버닝썬 폭행'으로 촉발된 사태가 YG엔터테인먼트 그룹 '빅뱅' 승리의 성접대 의혹, 가수 정준영의 관계 동영상 촬영·유포 혐의 등 각종 성추문 논란으로 연예계 전반에 확산한 까닭이다.  

이들 업종은 올해도 두드러진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돌발 대형 악재에 급격히 무너진 투자심리는 당분간 회복이 요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YG엔터테인먼트(왼쪽)와 SM엔터테인먼트의 최근 주가 추이(네이버)
YG엔터테인먼트(왼쪽)와 SM엔터테인먼트의 최근 주가 추이(네이버)

14일 코스닥시장에서 YG엔터테인먼트는 전장 대비 600원(1.59%) 떨어진 3만7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승리의 연예계 은퇴 선언과 소속사의 전속 계약 해지에 5%대 반등했지만, 이날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과 기관은 YG의 주식을 5000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YG는 지난 11일 승리가 '성매매 알선 혐의'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은 당일 무려 14.10% 폭락했다. 이는 201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7년4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다음날에도 3.36% 하락 마감하면서 최근 나흘간 증발한 YG의 시가총액만 1100억원에 달한다. 

'버닝썬 파문'이 점입가경에 이르자, 다른 주요 엔터주에도 덩달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8일 4만5300원이던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11일 10%대 급락한 것을 비롯, 나흘간 내리막을 타며 3만9200원으로 밀려났다. 1조원을 웃돌던 시총은 9000억원대 초반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 데다 버닝썬 사태까지 겹치면서 투심이 악화한 탓이다.

성접대 의혹을 받는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접대 의혹을 받는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엔터 3개사 중 유일하게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는 실적을 시현하고, 성장성도 유망한 것으로 평가 받는 JYP엔터테인먼트도 이번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2일 4.01%에 이어 이날도 3.17% 하락하며 3만원선이 붕괴됐고, 큐브엔터테인먼트 역시 지속 부침을 겪다가 이날 엿새 만에 가까스로 반등에 성공했다. 

주요 엔터주는 올해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YG의 영업이익은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61%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에스엠과 JYP도 각각 616억원, 457억원으로 29%, 5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제히 높은 성장세가 점쳐지며 주가 상승 모멘텀이 충분하지만, 돌발 악재에 날로 부침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엔터주 특성상 음반·음원 매출보다는 소속 연예인의 동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에, 그만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그간 주요 엔터주의 주가 추이를 돌이켜 보면, 해당 연예인이 사회적 논란을 야기했을 때 부침이 두드러지곤 했다"면서 "이번 파문의 경우, 일개 연예인이 일으킨 단순 물의를 넘어 마약 유통, 성관계 영상 촬영·유포, 경찰 유착 등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면서 관련 업종은 더욱 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파문이 걷히기엔 적잖은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엔터주의 부침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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