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내리막 조짐에 기업 체감경기 '꽁꽁', 34개월 來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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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비제조업 2월 BSI 전망치도 내리 하락세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대내외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경제를 지탱해 온 반도체 호황이 꺾일 조짐이 보이면서 기업 체감 경기가 더 꽁꽁 얼어붙었다. 34개월 만에 최악이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포함한 전체 산업의 업황BSI는 전월 대비 3p 하락한 69를 기록했다. 두달 연속 하락세가 이어진 것으로, 2016년 3월(68)이후 2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번달 BSI는 한은이 지난 15~22일 전국 제조업 1827곳, 비제조업 12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다.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진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우려와 대내외 경기 둔화 현실화 불안감이 겹겹이 쌓이면서 제조업·비제조업 할 것 없이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다. 

제조업의 1월 업황BSI는 67로 전월 대비 4p 하락했다. 2016년 2월(63) 이후 최저 수준이다. 자동차·전자 등 우리 제조업 대표선수들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 주요 업종별BSI를 보면 전자영상통신과 고무플라스틱이 각각 전월 대비 8p, 13p씩 큰 폭 하락했다. 전자영상통신의 경우 반도체 수요감소, 스마트폰 경쟁 심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고무플라스틱은 자동차, 건설 등 전방산업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가 둔화되며 기타기계장비도 5p 떨어졌다. 

제조업 체감경기 하락에 중소기업, 수출·내수기업 구분 없이 힘이 빠지고 있다. 대기업(73, 0p)은 그나마 변화가 없었지만 중소기업(61)이 전월 대비 8p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수출기업(71)과 내수기업(65)은 각각 4p씩 하락했다. 제조기업들이 주목한 경영 애로사항은 내수부진이 24.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불확실한 경제상황(15.6%), 인력난·인건비 상승(12.5%) 등이 꼽혔다. 

비제조업 업황BSI(71)는 전월 대비 2p 하락했다. 비수기에 따른 광고 제작 및 방송 매출 부진으로 정보통신이 8p, 건설경기 부진과 연계된 설계·감리 수요 부진으로 전문과학기술이 10p 각각 미끄러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항공서비스 이용고객 증가 및 명절을 앞둔 택배 수요 증가 등으로 운수창고는 9p 올랐다.  

기업들이 경기를 보는 시각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다음달 업황에 대해 이달보다 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제조업의 2월 업황전망BSI(65)는 유가 상승으로 석유(+9p)가 상승하겠으나 전자영상통신(-14p), 고무플라스틱(-12p)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월 대비 6p나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비제조업의 업황전망BSI(70)는 도소매(-9p), 정보통신(-8p), 숙박(-13p)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2p 떨어질 전망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와 소비자동향지수를 합성한 7월 경제심리지수(ESI)는 89.3로 전월보다 2.7p 내렸다. 이는 2015년6월(88.7)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계절적 요인과 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1.4로 전월 대비 0.8p 하락했다. 2016년 4월(91.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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