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한투證 '발행어음 부당대출' 제재심 재차 연기
금감원, 한투證 '발행어음 부당대출' 제재심 재차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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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이달 10일 이어 세 번째…"일정 조율·논의 더 필요 판단"
한국투자증권 사옥(사진=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사옥(사진=한국투자증권)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발행어음 조달자금으로 부당대출을 했다는 혐의를 받는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제재 여부가 또 다시 미뤄졌다. 

지난달과 올해 초에 열린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데 이어 이번에도 연기되면서, 내달 중순은 돼야 제재 여부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 금감원 제재심위는 한투증권의 '발행어음 부당대출' 안건을 상정하지 않는다. 위원들의 일정 조율 문제와 사안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0일 제재심에서도 이 사안을 논의했지만, 한국투자증권 측의 소명이 길어지자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달 10일에도 9시간여 동안 제재심을 벌였지만, 양측의 공방이 장기화하면서, 결론 도달에 실패했다. 

일각에선 한투증권을 검사한 금융투자검사국장과 제재심을 운영하는 제재심의국장이 교체된 것이 제재심 일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종합검사에서 초대형 투자은행(IB)인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업무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상 금지된 개인대출을 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기관경고, 임원 해임 권고, 일부 영업정지 등의 중징계를 사전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8월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1673억원을 특수목적회사(SPC)인 '키스아이비제16차'에 대출해줬다. 이후 키스아이비제16차는 이 자금으로 SK실트론 지분 19.4%를 인수했다.

당시 이 SPC는 최태원 회장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고 있었다. TRS는 주로 실제 투자자가 주식매입 자금이 부족할 때 실시하는 계약으로 주가 변동에 따른 이익이나 손실을 부담해주며 자기 자금 없이도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 최 회장이 TRS 계약으로 SK실트론 지분 19.4%를 확보한 것이다.

금감원은 이 거래가 사실상 기업대출이 아닌 개인대출로 보고 초대형IB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자본시장법상 단기금융업(발행어음)의 경우 개인 신용공여 및 기업금융 업무와 관련 없는 파생상품 투자가 금지돼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발행어음 조달자금으로 사실상 최 회장에게 SK실크론 매입자금을 대출해줬다는 것이다. 형식상으로는 한국투자증권과 최 회장 사이에 SPC가 끼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자본시장법상 금지된 개인대출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SPC라는 '법인'에 투자한 것으로 개인대출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업금융 업무의 하나로서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제재심에서도 이런 논리를 내세워 적극적으로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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