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격전지 치매보험, '제2의 치아보험' 될까 우려
새해 첫 격전지 치매보험, '제2의 치아보험' 될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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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사→대형사 출시로 이어져 경쟁 심화…반짝 열풍 그칠까 지적
(사진=각 사)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보험사들이 치매보험시장을 올해 첫 격전지로 삼고 연이어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생명·손해보험업권 구분 없이 중소형사에서 대형사로 경쟁이 과열되는 점 등이 지난해 치아보험 사태와 빼닮았다. 과열 경쟁에 따른 부작용까지 재현할지 관심이 모인다.

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해상, 메리츠화재에 이어 이달에는 DB손해보험이 간편치매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오는 14일에는 KB손해보험이 선보일 예정이고, 삼성화재도 출시일을 검토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빅5 모두 상품 출시에 나서는 것이다.

생명보험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흥국생명, DB생명에 이어 올해 한화생명, 동양생명도 치매보험을 선보였다. 빅3인 삼성생명, 교보생명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출시 초반 판매량은 눈에 띄게 높다. 현대해상의 '간단하고 편리한 치매보험'은 출시 보름만에 가입자가 1만명이 넘었다. 메리츠화재의 '간편한 치매간병보험'도 판매 5일 만에 가입자가 5000명이 넘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지난해 치아보험 시장 상황과 비슷한 양상이다. 작년에도 중소형 보험사들이 주로 취급하던 치아보험에 연초부터 대형 보험사들이 뛰어들었다. 과도한 수수료 책정 및 한도 인상 경쟁을 시작하면서 치아보험 시장은 급격히 커졌다.

다만 치아보험의 인기는 금새 사그라들었다. 손해보험업계의 경우 1분기에만 계약이 50% 이상 몰리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4분기에는 일부 보험사들이 특정 채널 판매중단 또는 보장 축소를 선언하기도 했다. 출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영업시장의 뒤안길로 밀려나게 된 셈이다.

업계는 치매보험도 치아보험과 같이 연초 '이슈몰이'용으로 해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험업계는 포화상태로 새로운 시장이 될만한 상품이 없다"며 "정해진 고객층을 겨냥한 치매보험도 치아보험과 같이 단기 매출용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열 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업계의 공통적인 우려다. 인수완화로 인한 손해율 상승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최근 출시되는 상품은 간병보장에 치매 보장을 더한데다 경증 치매까지 보장한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한시적으로 경증 치매에 대해서도 3000만원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특판을 벌이기도 했다.

경증치매는 임상치매척도(CDR) 1점 이상에 해당하는 가벼운 치매다. 이는 집안생활, 사회활동에서 장애가 있으나 정상활동이 가능한 정도다. 보험금 지급확률이 그만큼 높은 셈이다.

불완전판매에 따른 민원도 문제다. 치매를 보장하는 간병보험을 은행 예·적금보다 높은 이율을 적용하는 상품이라고 강조하는 영업방식이 곳곳에서 포착되기 때문이다. 치매보험은 보장성상품으로 해지시 보장은 소멸된다. 특히 현재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상품은 해지시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없는 무해지환급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상품에 해당하는 치매보험은 불완전판매로 인한 중도해지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더욱 민원의 소지가 크다"며 "납입기간 중에는 해지환급금이 없다는 점을 유념하고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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