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근로자 노동시간 'A+' 생산성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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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근로 시간 세계 최장..생산성은 美 68% 불과
근로자 노동생산성 美-아일랜드-룩셈부르크 順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 한국 근로자가 세계에서 가장 노동시간은 많지만, 근로자 1인당 노동생산성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최고인 미국에 비해 68% 수준에 불과하다.

국제노동기구(ILO)가 3일 발표한 '노동시장 핵심 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근로자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이 2천200시간을 넘어 가장 긴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등 6개 국가 또는 경제체제를 기준으로 한 것.

ILO가 관련 통계를 입수할 수 있었던 52개 경제체제에 국한한 것이지만, 이들 가운데는 한국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세계 최장이라는 것은 시사점이 크다. 대부분 한국보다 빈국이거나 경제력면에서 떨어지는 나라들이기 때문이다.

ILO는 또 한국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세계 최장이지만 세계에서 노동생산성이 가장 높은 미국에 비해서는 1인당 노동생산성이 68%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1980년 한국 근로자 1인당 노동생산성이 미국의 28% 수준이었던 데 비하면, 미국 근로자와의 노동생산성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25년간 약 3배나 증가한 셈이다.

한편 보고서에 의하면 주요 선진국 가운데 미국에 이어 '켈틱 타이거' 아일랜드와 룩셈부르크 등 유럽의 이른바 '강소국'이 1인당 노동생산성 최상위 그룹을 형성했다.

미국 근로자는 1인당 연간 6만3천885달러의 부(富)를 창출하며 그 뒤는 아일랜드 5만5천986달러, 룩셈부르크 5만5천641달러, 벨기에 55만235달러, 프랑스 5만4천609달러 등의 순이다.

노동생산성 수치는 작년 또는 입수 가능한 최신 통계를 바탕으로 국내총생산(GDP)을 취업자 수로 나누어 산출한 것.

미국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은 부분적으로는 근로시간의 증가에 기인하지만 시간당 생산성에서도 미국은 노르웨이 다음으로 2위로 집계돼 총 근로시간 증가 이외에 정보ㆍ통신기술(ICT) 발달에 따른 효율성 제고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시간당 생산성에서 미국은 35달러63센트로 비(非)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노르웨이의 37달러99센트에 이어 2위에 올랐으며, 프랑스에 비해서는 시간당 생산성이 50센트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근로자는 작년 기준으로 연간 총 1천804시간을 사무실, 공장, 농장 등 일터에서 생산 활동에 매진해 EU 회원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가운데 근로시간이 가장 긴 것으로 조사됐다고 ILO는 설명했다.

주요 비교대상인 노르웨이 1천407.1시간, 프랑스 1천564.4시간과 비교하면, 미국 근로자는 연간 300~400시간 정도 더 많이 일을 하는 셈이다.

ILO는 또 보고서에서 미국 등 상위 국가와 빈곤국 사이의 노동생산성 격차 확대가 더욱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남아시아, 중남미, 중동지역의 근로자는 더 많은 '부'를 창출할 잠재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ㆍ훈련 및 장비, 기술에 대한 투자 부진 때문에 발목이 잡혀있다"고 분석했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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