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책 줄인' 메리츠화재, GA 점유율 오히려 늘었다...왜?
'시책 줄인' 메리츠화재, GA 점유율 오히려 늘었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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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 인보험 점유율 꾸준히 상승…3분기에는 30% 첫 상회
현장 요구사항 즉시 반영 등 영향
(표=서울파이낸스)
(표=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손해보험사 시책 경쟁이 축소된 이후에도 메리츠화재의 GA(독립보험대리점) 인(人)보험 신계약 점유율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책 경쟁이 자제된 이후에는 점유율이 삼성, 현대 등 대형사 위주로 회귀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에서 벗어난 결과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GA 인보험 시장 점유율은 20% 후반대를 유지하며 1위를 지켜내고 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점유율 30%를 처음으로 상회하기도 했다. 지난 7~8월, 금융감독원의 경고로 전체 손보사가 시책을 낮춘 상황에서도 기존과 같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당초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업계에선 메리츠화재의 GA 독주 배경이 높은 시책 때문으로 보고, 시책 경쟁이 사그라들면 점유율도 대형사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시책이 진정된 후 손보사간 점유율 변동이 관전 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경고 이후 시책 등 프로모션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인데, GA채널 점유율은 변동이 없다"며 "시책 경쟁 축소 이후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대형사 위주로 신계약이 분산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손보사 시책 경쟁의 주범으로 꼽힐 만큼 GA에 고(高) 시책을 지급했다.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사업가형 점포를 도입하며 수수료를 올리자 기존 GA들이 메리츠화재 상품을 보이콧(불매동맹)하며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GA의 수수료를 인상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책을 상향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메리츠화재)
(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에 대응해 다른 손보사들도 경쟁적으로 시책을 올리면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는 500~600%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7월 시책 및 사업비 전반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고, 시책 경쟁은 이내 잠잠해졌다.

그럼에도 점유율이 요지부동인 건 메리츠화재의 GA시장 점유율이 단순히 시책 때문이 아니라는 반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GA업계는 메리츠화재의 신속한 현장의견 반영이 설계사들에게 판매 유인이 됐을 것으로 분석한다.

한 대형 GA업계 관계자는 "모든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GA는 비슷한 시책이라면 인수심사가 늦거나 시스템상 상품 설계가 어려운 보험사들의 상품은 판매를 꺼려한다"며 "메리츠화재는 현장에서 요구사항을 가장 빠르게 반영해 주는 편이고, 인수심사가 빨라 계약 체결에 용이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메리츠화재는 한 달에 한 번씩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회의를 개최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상품 개발 요구나 시스템상 불편함 개선 등의 의견을 빠르게 수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가입기준을 대폭 완화한 상품의 한시 판매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GA관계자는 "보험 가입시 필수 가입 조건의 주계약의 가입 한도를 낮추거나 없애는 노스코어링 운영이나 무심사제도를 도입해 GA들의 판매를 이끌어 냈다"고 언급했다.

다만 점유율 유지가 관건이다. 다른 손보사들에게도 GA는 중요한 채널이다. 업계 1위 삼성화재 등 다른 손보사들도 GA시장 공략을 예고하며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수료 및 시책으로 메리츠화재의 상품을 판매하도록 설계사들을 유인할 요인이 줄어들면서 메리츠화재가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거두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며 "다른 손보사의 견제 속에서 점유율을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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