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아성...은행들, "'1금융(은행)' 맞아?"
흔들리는 아성...은행들, "'1금융(은행)'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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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금리↑ 대출·수신금리差 '미미'
1-2금융권간 칸막이 급속히 와해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국내 은행들의 '제 1금융권'이라는 명칭 구분이 점차 무색해지고 있다. 올 초부터 은행권의 자금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CD금리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대출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 캐피탈社가 되레 낮은 곳도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1일물 CD 금리는 연 5.27%를 기록해 2001년 7월 5.29% 이후 6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각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8%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수신 감소의 대안으로 은행들이 CD 발행을 급격히 늘리면서 시중금리가 인상되고, 오른 CD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에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다.
반면,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제 2금융권의 대출금리는 빠르게 하락하며 은행권의 저금리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
초근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이 해외채권 발행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낮은 금리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은행권과 맞먹는 10% 미만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계 대부업체인 페닌슐라캐피탈의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는 7.01%이며 우리캐피탈은 6.7%의 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은행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10% 미만의 저금리 대출이 대부업계로까지 확산되는 조짐이다.
신용대출도 마찬가지. 국민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6.85%인데 반해 현대캐피탈의 최저금리는 6.49%로 되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신한카드 및 솔로몬저축은행 등의 최저금리도 8% 안팎에 머물러 시중은행들과 1~2%포인트 정도의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고금리도 1-2금융권간 금리차가 줄어들고 있다.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SC제일은행의 신용대출 최고금리는 20%를 상회해 일부 카드사들의 신용대출 금리보다 높다.
 
■수신금리 금융사간 경쟁 치열
CD금리의 상승은 은행권의 수신 경쟁력도 약화시키고 있다.
예금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단연 저축은행. 은행과 마찬가지로 5000만원까지 원리금 보호는 물론 대부분의 정기예금이 6%를 넘어선다. 에이스저축은행의 경우 저축은행중에서도 가장 높은 6.4%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반해,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및 특판예금 금리는 5% 중반에 머물러 금리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
더구나, 은행들의 저원가성 예금과 월급통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는 증권사 CMA의 경우 CD금리 인상의 여파로 한달여만에 5%까지 뛰었다. CD금리와 CMA금리는 별다른 연관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리자 증권사들이 맞불작전을 놓은 것이다.
정기예금의 금리경쟁력은 물론 저원가성 수신예금마저 금리경쟁에 밀리는 양상을 보이자 은행으로서는 어느때보다 위기감이 더한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빠져나간 자금이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며 "최근에는 증권사 이외의 금융회사들의 영업 성향까지 공격적으로 전환되면서 은행권의 위기감이 더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까진 고소득 전문직종 고객들은 2금융권보다 은행권을 선호하는 것 같아 은행으로서는 서비스 부문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연구원 관계자도 "최근 금융회사간 칸막이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으며, 향후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은행들의 입지가 더욱 흔들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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