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사 믿을 건 약정뿐 사업보류, 영업강화

일임형 랩, 방카슈랑스 등 新사업에 대한 증권사들의 기대감이 떨어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약정 위주의 취약한 수익구조를 갖고 있는 증권업계에 구세주로 점쳐졌던 이들 新사업은 최근 정부의 미온적인 관련법 제정과 불투명한 수익성 등으로 인해 메리트가 갈수록 상실 업계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더우기 최근 주식시장이 호황을 거듭하면서 증권사들의 경영상태 또한 조금씩 회복의 기미를 보이자 일부 증권사의 경우 新사업 추진을 보류하고 오히려 위탁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관련법 제정이 지연되면서 일임형 랩에 대한 증권업계의 관심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달부터 증권사들이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됐던 일임형 랩은 주문방식을 놓고 아직도 업계간에 이견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져 연내에 실시할 수 있을지 조차도 의문시되고 있다.

정부는 올 초 증권거래법 개정을 통해 증권업계의 일임형 랩 취급을 전면 허용해 줬다.

그러나 일임형 랩의 주문방식(포괄주문)과 이를 운용하는 전문인력(FP)의 자격문제를 놓고 투신업계가 ‘유사투신 업무’를 주장하며 반론을 제기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현재 일임형 랩 운용인력에 대한 문제는 증권연수원이 ‘운용전문인력 시험에 관한 규정’을 개정키로 해 ‘FP의 일임형 랩 운용 허용’쪽으로 일단락 됐지만 주문방식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임형 랩과 관련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집합주문방식으로 주문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고 수수료체계나 마케팅 등을 마련 중에 있지만 구체적인 관련법이 마련되지 않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금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도 일임형 랩이 시장에서 정착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걸릴텐데 정부의 미온적인 관련법 제정으로 이에 대한 증권업계의 기대감이 갈수록 상실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방카슈랑스에 대한 증권업계의 관심도 예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허용당시부터 향후 수익성에 대해 이견이 많았던 방카슈랑스는 최근 정부가 판매인원 및 보수에 대해 제한을 두면서 메리트가 더욱 상실된 것.

특히 일부 증권사의 경우 방카슈랑스 추진을 전면 백지화하고 향후 시장 추이를 지켜 본 후 시장에 참여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방카슈랑스가 단계적으로 허용되다 보니 초기시장에서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이 적을 뿐만 아니라 판매에 따른 수수료 또한 적어 사실상 수익에 대해 큰 기대를 하기가 어려웠다”며, “여기에 정부가 판매인원 및 판매방식에 재한을 둠에 따라 사실상 이 부분을 통해 수익을 기대하기가 더욱 어려워 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임형 랩, 방카슈랑스 등 新사업에 메리트가 갈수록 상실해 감에 따라 증권사들의 관심이 또다시 위탁영업으로 옮겨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최근 몇 개월간 증시가 호황을 거듭하면서 증권사들의 경영실적 또한 조금씩 회복의 기미를 보이자 일부 증권사의 경우 위탁영업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볼 때 일임형 랩, 방카슈랑스 등 新사업을 적극 육성해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정부의 미온적인 관련법 제정과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이 상실해 가는 상황에서 역시 믿을 건 약정밖에 없다라는 의견이 증권업계에 팽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