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에 숟가락 얹기…카드사 PLCC 제휴 수혜?
'유통공룡'에 숟가락 얹기…카드사 PLCC 제휴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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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ㆍ신세계 등 '유통공룡' 힘입어 고객확보
제휴사업만 몰두…'경쟁력 부족' 지적도
카드사, "PLCC는 완전히 새로운 사업 모델"
(사진=하나카드)
신세계-하나 체크카드와 시코르체크카드.(사진=하나카드)

[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카드업계가 고객확보 측면에서 효율성이 좋은 대형 유통업계를 주목 하고 있다. 유통사의 브랜드를 내세운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ㆍ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카드로 수백만 고객을 확보해 모집비용을 절감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다만, 카드업계가 업황악화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신사업 모델이 아닌 제휴사업에만 몰두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에 따르면 신한ㆍ우리ㆍ하나ㆍ현대 등 4개 카드사는 각각 유통업계와 PLCC카드를 출시했다. PLCC는 카드 사업자가 아닌 기업 자체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만큼 일반 신용ㆍ제휴카드보다 해당 브랜드에 대한 혜택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하나카드는 신세계백화점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지난달 '신세계 하나카드'ㆍ'시코르 카드' 2종을 선보였다.  이 카드는 기존 백화점 제휴카드와 달리 상품 서비스 혜택을 신세계백화점에 집중해 최대 10% 할인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 체크카드 형태여서 10대도 발급받을 수 있다.

우리카드는 한화갤러리아와 갤러리아 백화점에 특화된 '갤러리아 우리카드(신용ㆍ체크)'를 출시할 계획이다. 갤러리아 백화점 이용 시 최대 10% 할인은 물론 이용금액 1000원당 1마일리지 적립 혜택 등을 제공하며 고객확보에 나선다.

신한카드는 지난 7월말 CJ와 제휴를 통해 'CJ ONE 카드'를 선보였다. 이 카드는 출시 두 달만에 발급 10만장을 돌파해 주목을 받았다.  이 카드는 CGV, 올리브영, 뚜레쥬르 등 CJ멤버십과 캐시백 혜택 등으로 젊은 고객층을 겨냥했다.  

앞서 현대카드도 지난 6월 약 3000만명(중복회원 포함)에 이르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와 함께 '스마일카드'를 선보였다. 이베이코리아에서 운영하는 G마켓, 옥션에서 각종 혜택을 제공해준다.

이같은 제휴사업으로 카드사들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시장 점유율이다. 특히, 전업계 카드사는 은행계 카드사보다 고객 확보 측면에서 불리한 점이 많다. 때문에 하위권 카드사의 경우 더욱 적극적으로 유통사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상위권 카드사의 경우 은행계 고객을 선점할 수 있지만 전업계 카드사들은 고객확보가 어렵다"며 "유통사에서 자체 카드를 만들고 싶어도 망 자체가 없기 때문에 발급사는 카드망을 빌려주고 유통사는 자체 브랜드 혜택을 늘리는 방안으로 상품이 개발된다"고 말했다.

또한 유통사와 제휴 확대에 따른 시너지효과로 고액결제 비중 확대도 꼽힌다. 코스트코나 신세계 백화점 등에서는 일반 소형 마트보다 고가의 결제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발급사 입장에서는 이를 시너지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제휴사업들이 장기적으로 카드사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겉으로 보기에는 '윈-윈' 전략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유통사에 얹혀가는 측면도 있다. 뿐만 아니라 자칫 유통사에서 발급사에 상품개발 전권을 요구하거나, 입김이 세질 우려도 있다.  이렇게 되면 '윈-윈'이 아니라 '갑-을' 관계가 돼 카드사의 사업모델이 아닌 유통사가 주도권을 쥐게 된다. 

예컨대 신세계-하나카드가 함께 출시한 시코르카드는 신세계 측에서 시코르 카드를 주력 상품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2종 가운데 1종은 하나카드브랜드를 빼고 신세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신세계 측에서 앞면을 자사 브랜드로 디자인하고 싶어해 카드사는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코스트코를 품에 안은 현대카드도 PLCC를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유통업계와 카드사 간의 PLCC 선례를 참고하면 현대카드 또한 코스트코의 마케팅방향에 의해 결정될 확률이 높다. 일례로 이베이코리아와 현대카드의 합작카드 스마일카드도 할인율, 적립 비율 등 모든 건 이베이코리아에서 정하게 돼 있다. 발급사는 승인 등 업무만 대행한다. 

이에 대해 카드사 관계자는 "PLCC의 경우 어쩔 수 없이 유통쪽 니즈가 강하다"며 "유통사는 자기만의 서비스를 담고 싶어하기 떄문에 분담률 등 협의를 계속 필요로하는 일반 제휴카드는 꺼린다"고 말했다. 이어 "PLCC의 경우는 이 카드의 혜택 및 수정은 전적으로 유통사에 달려있어서 승인, 발급, 상담 등 오퍼레이션 성격만 카드사에서 담당하고 있어서 자기 입맛대로 마케팅을 하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이유로 카드사의 자체 경쟁력이 부실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당장 순익이 감소하고 어렵다고 하지만 사실상 이전부터 자체경쟁력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어왔다"며 "카드사들이 그동안 대기업을 중심으로 고액 마케팅만 집중해 왔을뿐 수수료 수익 외에 신사업 확장 부분에서는 눈에 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카드사들은 PLCC를 완전히 새로운 사업모델로 간주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PLCC는 유통사를 중심으로 시행되는 새로운 사업영역"이라며 "기존 진행되던 멤버십, 제휴가드가 아닌 유통사마다의 강력한 혜택을 탑재한 카드이기 때문에 일반 제휴와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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