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계열사 거부하고 '제자리' 고집하는 NH농협카드, 왜?
비은행계열사 거부하고 '제자리' 고집하는 NH농협카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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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ㆍ축협 등 4400여개 점포 보유…전국 최대 규모
고객정보 등 데이터 공유 자유로워 신사업 진출 시 이점 多
(사진=NH농협카드)
(사진=NH농협카드)

[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카드업계 업황 악화로 금융지주계열 카드사들의 합병설이 떠도는 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가 자사 사업부로 두고 있는 NH농협카드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카드사가 갖고 있는 핵심 정보를 전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사업부로 두겠다는 판단에서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NH농협카드는 은행을 기반으로하는 영업력을 확대하고 전문성을 강화할 전망이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서대문 본사에서 농협금융 전체 자회사 대표이사와 함께 '2018년도 3분기 종합경영성과 분석 회의'를 실시하면서 경영체질 개선을 강하게 주문했기 때문이다.

특히, NH농협카드에 대해 조직 효율성 및 인적 전문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독립적인 성과평가를 통해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고 상품별ㆍ고객별 수익성 분석을 고도화해 일반 카드사 수준의 경영인프라를 구축할 것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카드는 전업카드사 수준의 책임경영을 실천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자산운용은 수익률 개선을 통해 국내 대표 자산운용사로 도약을 모색하는 한편 캐피탈과 저축은행은 양적 성장에서 탈피, 자산구조를 건전화하는 질적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2년 3월 지주 출범 이래 끊임없이 카드사 분사 논의가 있어 왔다. 신한ㆍKBㆍ하나ㆍNH농협 등 4대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NH농협금융만이 유일하게 카드 계열사를 두지 않아서다. 이로 인해 은행계 카드사들은 신용정보법 등으로 계열사 간 데이터 공유가 어려운 반면 농협카드는 농협은행의 사업부문이라 정보제공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아니라 NH농협카드는 농협은행 1160개 지점과 농협단위조합 소속의 4400여개 점포 등 전국 최다 규모의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농협카드는 카드결제 취급액 기준 시장점유율 4위, 체크카드는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농협카드의 올해 상반기 체크카드 발급 건수는 2643만4000장, 이용금액은 10조6920억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타 카드사가 업황악화로 시달리고 있는 것과 달리 농협카드는 신 수익원으로써 NH농협금융지주계열 내 입지가 탄탄해지고 있다. 고객의 소비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카드사 결제정보가 핵심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카드사는 실질적인 고급정보가 많고 현 사업부로 두고 있는 것이 빅데이터 사업 추진을 고려할 때 훨씬 유리하다"며 "캐피탈보다는 카드의 핵심 정보가 더 도움이 되기 때문에 현재로선 분사 계획이 없다. 현재는 농협은행 부행장이 카드사장을 겸직하고 있지만 분사하게 되면 인력, 비용 등 여러가지 이점도 사라진다"고 말했다.

실제 농협카드를 사업부로 두고 있는 덕분에 농협은행은 디지털전략에 힘을 받고 있다. 디지털부서와 IT부서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등의 상용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분사'까지 거론되며 홀대받던 카드사업이 핵심 조직으로 위상이 높아진 셈이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카드사업이 농ㆍ축협과 관련이 있다보니 현재로서는 전업카드로 분사가 아닌 은행 내 조직으로 보는 것이 효율적이다"면서 "현재 농협카드는 은행 내 사업부문으로 구성돼 있는데, 카드의 경우 내부 조직상 법인독립은 아니지만 자율성을 갖도록 임원을 따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농축협 조합원들이 카드를 이용하고있고, 그 업무를 대행하고 일부 수익을 농축협으로 가는 구조여서 지속적으로 카드의 전문성을 제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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