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제조업 체감경기가 2년 만에 가장 악화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심화 우려에 경기를 어둡게 보는 수출기업이 많아진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18년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보면 전체 산업의 업황 BSI는 73으로, 한 달 전보다 2p 하락했다. 이는 2016년 12월(73) 이래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황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기준치인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좋게 인식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5월(81) 이래로 쭉 하락하다가 9월에 소폭 반등했으나 이달에 다시 내렸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우려가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큰 나라에선 비슷한 현상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출기업(77)이 5p 떨어지며 하락 폭이 컸다. 역시 1년10개월 만에 최저다. 내수기업은 지난달 67로 추락한 이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대기업(76)은 3p 하락하며 2016년 10월 이래 가장 낮았다. 중소기업(65)은 2p 내렸다.
제조업(71) 전체로는 2p 하락하며 역시 2년 만에 최저였다. 업종별로 화학(-17p)과 전자영상통신(-5p)에서 크게 하락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마진 축소와 스마트폰 판매 둔화 등이 배경이다.
비제조업(76)은 전월과 같았다. 도소매(2p)와 숙박(15p)은 수입차 판매 증가와 여행 성수기 영향 등으로 상승했다.
11월 업황전망은 전산업(73)이 4p 하락했다. 제조업(-6p)은 화학(-13p)과 금속가공(-11p)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부진 우려, 자동차와 건설업 등 전방산업 부진 우려 영향이다.
비제조업(-2p)도 내림세였다. 운수창고(-5p)는 물동량 감소 우려로, 전문과학기술(-6p)은 9·13 부동산 대책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