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증시 '디커플링' 조짐…코스피, 2020대 후퇴 '22개월 만 최저'
韓美 증시 '디커플링' 조짐…코스피, 2020대 후퇴 '22개월 만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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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한때 2000선 위협…코스닥도 3%대 급락, 660선 후퇴
"하락 리스크 부각되기 쉬워…섣부른 저가매수 지양해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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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스피가 패닉 상황에서 나흘째 연저점을 경신하며 2020선으로 밀렸다. 앞서 미국 증시 반등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추가하락도 예상해볼수 있다면서도 일각에서는 저점 매수 기회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당국은 24시간 금융시장을 모니터링하며 변동성은 높지만 현재 이상은 없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26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36.15p(1.75%) 내린 2027.15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1월2일(2026.16) 이후 근 1년9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전날보다 3.27p(0.16%) 상승한 2066.57에 출발한 지수는 이내 하락 반전하며 장중 한때 2008.86을 기록, 2000선마저 위태로웠다. 이로써 지난 2016년 12월8일(2007.57) 이후 1년10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터치했다.

매매주체별로는 7거래일째 '팔자'를 외친 외국인이 1779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619억원, 1033억원어치 사들였다. 특히 외국인 순매도세는 장기화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16일 672억원, 18일 536억원에서 19일 1726억원, 22일 1109억원, 23일 5653억원, 24일 3317억원 등 이달 들어서만 4조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매수, 비차익거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55억52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간밤 미국 증시가 급반등했지만, 국내 증시는 경계 투심에 '디커플링'(탈동조화)한 것이다. 아마존과 알파벳이 실적 호조에 주가가 급등했지만, 매출액은 부진하다는 평가와 가이던스 하향 조정 등 여파로 시간외 거래에서 각각 7.4%, 3.95% 급락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된다. 변동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큰 편인 이유로 디커플링이 일시적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또다시 급락하고 있다"며 "이젠 반등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무색하게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 연구원은 "다른 국가의 증시가 오를 때는 못 따라가고, 떨어질 때는 함께 또는 더 떨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더 큰 문제는 국내 증시가 더 떨어지는 현상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기 힘들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가매출비율(PSR) 기준으로는 코스피가 이제 저평가 국면에 진입한 것이 맞지만, 지금처럼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상승 리스크'보다는 '하락 리스크'가 더 부각되기 쉬운 환경"이라며 "섣부른 저가매수는 지양할 것을 제안한다"고 조언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이날 신흥국 증시가 저가매수 기회라는 의견을 내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국감에 참석해 증시를 묻는 의원 질의에 "건전성은 양호하며 현재 금융시장에 이상은 없다"며 "다만 상대적으로 타국 사례에 비해 변동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대다수가 하락 마감했다. 건설업(-4.25%)을 필두로 의약품(-4.01%), 서비스업(-3.93%), 의료정밀(-3.81%), 화학(-3.69%), 비금속광물(-3.36%), 기계(-3.07%), 유통업(-2.98%), 전기가스업(-2.94%), 통신업(-2.36%), 종이목재(-2.25%), 운수창고(-2.20%), 섬유의복(-2.10%) 등 대부분 업종이 내렸다. 다만 은행(1.45%)과 전기전자(0.14%)는 상승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우위 국면을 보였다. 셀트리온(-3.59%)과 삼성바이오로직스(-4.86%), 현대차(-1.82%), LG화학(-4.57%), SK텔레콤(-3.00%) KB금융(-0.58%) 등이 떨어졌다. SK하이닉스(3.55%)는 닷새 만에 반등하며 시총 상위 10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 마감했다. 대장주 삼성전자와 POSCO는 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하락 종목(704곳)이 상승 종목(149곳)을 압도했고, 변동 없는 종목은 45곳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23.77P(3.46%) 내린 663.07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16일(659.41) 이후 1년여 만에 최저치다. 전일보다 7.53p(1.10%) 상승한 694.37에 출발한 지수는 이내 하락 반전한 뒤 장중 낙폭을 확대해 나가며 한때 650선까지 미끄러졌다. 오후 들어 소폭 반등했지만, 660선을 넘어서는 데 그쳤다.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3.38%)와 CJ ENM(-1.29%), 신라젠(-7.02%), 에이치엘비(-2.59%), 바이로메드(-3.99%), 펄어비스(-4.04%), 스튜디오드래곤(-3.93%), 메디톡스(-3.23%) 등 시총 상위주의 동반 부진이 지수 급락으로 이어졌다. 포스코켐텍(1.45%)과 나노스(1.56%)는 상승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90원 오른 1141.9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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