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 나홀로 수수료 인하,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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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4당사자체제로의 개편 추진에 '화답'?
카드업계, "미국식, 우리에 맞지 않아" 반발
 
[서울파이낸스 이광호 기자]<lkhhtl@seoulfn.com>정부가 '회원, 카드사, 가맹점' 등 3당사자 로 구성돼 있는 신용카드 체제를 미국처럼 '회원, 발급사, 가맹점, 매입사' 등 4당사자  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신용카드 매출채권 중개를 전담하는 '매입사'가 필요해지는데, 비씨카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관련, 얼마전 비씨카드가 카드업계의 비난을 무릅쓰고 가맹점 수수료인하를 단행한 것도 이같은 정부의 구상을 염두에 둔 '의도된 대응'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말썽이 커지고 있다. 정부와 비씨카드, 그리고 카드업계간에 미묘한 갈등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쉽게 말해, 정부는 정책관철을 위해, 비씨카드는 매입사를 꿰차기 위해 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정부가 이같은 방안을 들고 나온 것은  난제중의 난제인 가맹점 수수료 분쟁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관측이다. 만약, 카드업계의 반대 등으로 4당사자 신용카드 체제로의 개편이 불가능해지더라도 비씨카드 입장에서는 손해볼 게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용카드업계와 일부 정치권에서 지난달 30일 BC카드가 가맹점 수수료율을 최고 28.4%, 16.7%씩 대폭 인하한 것과 관련해 이런 저런 말들이 많은 것도 이같은 정부의 의도를 간파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비씨카드 관계자측은 공식적으로는 지금도 "수수료율 인하는 체크카드와 신용카드의 특성을 반영해 수수료율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영세 중소가맹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단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비씨카드의 의도는 사실상 따로 있었던 셈이다.
이에, 정부의 4당사자 체제로의 개편과 비씨카드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대해 풍선효과등으로 인한 카드업계의 피해만 커질 뿐이라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비씨카드의외의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한국과 미국의 신용카드산업 구조는 엄연히 다르다"며 "정부의 개편 방안이 추진될 경우 신용카드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반박하고 있다.

한편, 3당사자 신용카드 체제는 카드발급사가 가맹점을 직접 관리하며 카드결제가 이루어지는 구조(회원, 카드사, 가맹점). 반면,  4당사자 신용카드 체제는 회원, 발급사, 가맹점, 매입사의 4개의 주체가 카드결제 네트워크를 이뤄 거래가 이루어지는 구조다.
발급사는 카드회원에게 카드발급, 카드대금 청구, 대출서비스 및 카드이용에 따른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매입사는 가맹점과 계약을 통해 카드거래가 정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도록 처리해 주면서, 동시에 발급사로부터 전달 받은 카드거래대금을 가맹점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대행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행 3당사자체제가 적합하며, 굳이 4당사자체제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의도를 이해할 수없다는 게 카드업계의 입장이다.
결국, 카드가맹점 수수료 문제로 입장이 난처해진 정부가 카드업계의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기 위한 방책의 일환으로 이같은 일을 추진한 것이아니냐는 의심받게 된 셈이다.
▲     ©서울파이낸스
이광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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