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도입 ABL생명, 대주주 리스크에 여전히 '답보' 
임금피크제 도입 ABL생명, 대주주 리스크에 여전히 '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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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보감회 위탁경영 상태선 진전 어려울 듯" 전망
(사진=ABL생명)
(사진=ABL생명)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임금피크제 도입을 두고 ABL생명과 노조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최근 노사간 논의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중국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은보감회)가 위탁경영하는 현 상태에선 진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 노사는 임금피크제가 도입될 때 지급되는 임금비율을 놓고 2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ABL생명 노조 관계자는 "사측에서 처음에 제시한 안보다 더 못한 안을 제시해 협상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지난 18일에 이어 이날(23일) 사측과 추가적인 논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사측은 5년간 190%를 삭감하고 명예퇴직을 신청하면 30개월을 지급하도록 제시했지만, 최근엔 되려 5년간 200% 삭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순차적으로 삭감,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마무리했다.

ABL생명 노조가 임금피크제 적용을 반대하는 이유는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의 대체수단이 될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ABL생명 노조는 안방보험에 인수되면서 내년까지 고용안정을 약속받았지만 임금피크제가 도입으로 다시 고용이 불안정해 질 수 있다"며 "앞서 동양생명처럼 고용안정협약이 완료되기 전 희망퇴직이나 임피제가 시행되는 분위기가 조성될까 염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같은 안방보험그룹 계열사인 동양생명은 올해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업계에선 동양생명의 임금피크제 도입이 사실상 희망퇴직을 유도해 인원을 감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안방보험이 중국 은보감회의 위탁경영을 받고 있는 한 노사간 임단협이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BL생명의 모회사인 안방보험은 중국 정부가 오너십(소유권)을 전부 취득했다. 이로써 안방보험의 한국법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경영권도 중국 당국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위탁경영은 내년 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나 향후 상황에 따라 길어질 수 있다. 현재로선 안방보험의 자체적인 의사결정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위탁경영 중이고, 추가적인 자금수혈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ABL생명의 운신의 폭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은보감회는 안방보험 자회사 노사간 갈등까지 살필 겨를이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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