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아비규환' 대책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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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증폭...엔캐리 청산 부담까지
증권사 여전히 '저점 매수 기회' 전망
 
[서울파이낸스 김주미 기자]<nicezoom@seoulfn.com> 아비규환으로 표현해도 무리가 없는 것이 최근 주식시장의 모습이다.
지난 16일 한국증시는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며 일일 기준 외국인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외국인과 더불어 순매도로 돌아선 개인투자자, 서킷브레이크 발동, 코스닥 폭락 등 속수무책이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난 다음날인 17일도 상황은 마찬가지.

미국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의한 신용경색에 엔캐리 자금청산에 대한 부담감마저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따라서 그간 미국의 악재요인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던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이 돌변하고 지수전망을 하향조정하는 등 시장은 바닥 확인을 두고 혼란에 빠져있다.
 
■'雪上加霜', 엔캐리 청산 부담
기술적으로 중요한 지지선이었던 120일선 1650P마저 붕괴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급락세가 나타나는 원인은 엔달러 환율의 급락세가 나타나 엔케리 청산에 대한 부담감마저 증시를 압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증가로 헤지펀드 등 레버리지가 높은 단기 투자가들의 유동성 확보가 빨라짐에 따라 추세적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우려가 반복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엔캐리 자금은 2,000억에서 1조 달러로 추정되며 한국에는 60억불 정도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유동성이 위축되는 경우 선진국보다 이머징 증시에서의 자금회수 노력이 더 크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고 말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로인해 그동안 신흥시장의 유동성 공급을 늘렸던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신용경색 우려가 어디까지 파급될지 가늠하기 어려워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에 이어 주요 금융회사인 센티넬 매니지먼트도 펀드 환매 중단선언을 발표했으며 미국 최대 모기지 대출 업체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의 파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현재 신용불안 속 자산 가격이 급락해 펀드들이 환매에 대비하는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외국인 매도세 언제까지?
외국인은 지난 16일 1조3백억 원, 17일 9천억 원 가까이 매도했다.
서브프라임 문제가 불거진 지난 7월 24일 이후 외국인은 국내증시에서 16일 동안 7조5천억 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수급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지난 1997년 말의 급격한 매도로 인한 외환위기 사태를 제외하고 이 같은 매도세는 예외적인 경우라고 해석한다.
이나라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여타 아시아 시장에 비해서 펀더멘털이 양호하며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을 받아줄 여력이 있어 외국인 매도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는 대기매수자금이 풍부하고 유동성이 높은 대량 우량주가 많으며 외환시장 유출입 용이 등을 이유로 급격한 변동성이 전개될 때 유동화하기 좋은 환경이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도압박은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박효진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한국증시 비중은 대략 33% 초반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평균적인 수준에 근접해 대만과 태국보다 낮춰진 비중으로 단기 30% 아래로 하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 "저점 분할 매수" 한 목소리
국내증시가 미국發 핵폭풍을 치르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여전히 장기상승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장의 장기 추세는 유동성과 경기, 기업실적 세 측면을 통해 가늠할 수 있는데 이번 사태로 유동성 측면에 다소 훼손이 있지만 아직 경기나 기업실적 측면에서는 그런 조짐이 없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급락으로 시장 전체적인 밸류에이션 매력이 살아나고 있다는 데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나라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정으로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이 줄어들면서 시장의 짐을 많이 덜어냈다"고 말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하나 증시의 빠른 안정세가 나타난다면 아시아 증시의 매력이 더 높아지는 환경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단기 급락을 통해서 저점 분할 매수로 대응 할 것"을 주문했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는 "여전히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가 유지되고 있어 추가적인 급락이 나타난다면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분할  매수가 유효하다"고 조언했으며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역시 "한국증시의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이 아닌 만큼 투매에 동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우려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촉발되고 글로벌 증시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전망대로 국내 증시가 밸류에이션 매력을 기반으로 상승전환 할 것인지 시장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김주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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