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현대오일뱅크에 300억여원 물어주나
한화, 현대오일뱅크에 300억여원 물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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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너지 합병 시 발생 손해액에 대해 大法, 현대 손들어줘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 본사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 본사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한화에너지(합병 후 인천정유) 합병 과정에서 군납유류 담합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대법원이 현대오일뱅크 손을 들어주며 김승연 한화 회장 등이 300억원대의 손해배상을 할 처지에 놓였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2일 현대오일뱅크가 김 회장과 한화케미칼, 한화개발, 동일석유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전부승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현대오일뱅크 측이 손해를 봤다고 주장한 내용 중 상당 부분을 인정하지 않고 배상액을 10억원으로 제한한 2심 판결이 위법이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매도인이 회사의 상태에 관해 사실과 달리 진술·보증을 하고 이로 말미암아 매수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에 해당하므로 일종의 '채무불이행 책임'이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진술·보증한 것과 달리 기업지배권이 이전되는 시점 이전의 사유로 인천정유의 우발채무가 발생하거나 부실자산 등이 추가로 발견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금액이 진술·보증 위반으로 원고가 입게 되는 손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99년 현대오일뱅크는 김 회장 등으로부터 한화에너지 주식 946만 주를 매입해 합병했다.

주식양수도계약에는 한화에너지가 행정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없으며 계약 이후 이런 사항이 뒤늦게 발견돼 현대오일뱅크에 손해가 발생하면 배상한다는 진술·보증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인수합병 이후 한화에너지는 군납유류 입찰을 담합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았고 2000년 475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담합행위와 관련해 각종 소송으로 비용을 지출한 현대오일뱅크는 진술보증조항을 근거로 322억여원의 물어내라며 2002년 김 회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공정위를 상대로 한 과징금 취소소송과 국가가 제기한 손배소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손해에 대해서는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 그간 지출한 변호사 비용과 벌금 2억원 등 총 8억2730만원을 물어주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현대오일뱅크가 한화에너지 군납유류 담합 사실을 인수합병 이전에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문제 잠시 않았던 점을 고려할 때 뒤늦게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양측이 계약체결 당시 진술보증 내용을 위반한 사실을 알았는지와 관계없이 손해를 배상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단했다.

다시 열린 2심은 배상액을 10억원으로 인정했지만 이날 대법원은 다시 2심을 열어 배상액을 산정하라며 파기 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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