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2심 공판 앞두고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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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조원 M&A 투자·호텔 상장 등 그룹 중대 사안 '급한 불'…계열사 노조 석방 탄원서 제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2심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8개월째 수감 생활을 한 신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처럼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4일 법원과 롯데그룹의 설명을 종합하면,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는 5일 오후 2시30분 312호 중법정에서 신 회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연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경영비리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뇌물 사건 등 2건으로 기소됐다.

롯데그룹 경영비리는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지만 최순실씨가 연루된 국정농단 뇌물 사건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지난 2월부터 구속됐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비상경영위원회를 꾸려 경영활동을 이어오고 있지만 굵직한 투자 및 인수합병(M&A)를 모두 중단한 상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죄종 의사결정권자의 부재로 한·일 롯데그룹의 주요 사업들이 진척을 내지 못하고 거의 멈췄다"며 "특히 투자 결정을 해야 하는 인수합병이나 해외 진출 같은 그룹 중대사안은 최종 의사결정권자(총수)만이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신 회장의 부재를 대신할)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롯데는 올해 들어 국내외 10건에 달하는 M&A를 모두 포기하거나 연기했다. 투자규모만 11조원에 달한다. 신 회장은 2017년부터 5년간 신규 채용 7만명, 총 40조원 투자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그룹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준법경영위원회 신설과 롯데지주 출범은 이뤄냈지만 총수 부재로 인한 신규 투자는 모두 멈춘 상태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무죄를 선고받거나 집행유예로 풀려날 경우를 우선 바란다. 그간 돌보지 못했던 그룹 사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곧바로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기대한다.

결정적인 사안은 지주사 전환의 최종 관문인 호텔롯데 상장이다. 신 회장은 앞서 2015년 대국민사과를 통해 호텔롯데 상장을 약속했고, 2016년 5월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일정까지 잡았다. 그러나 검찰의 경영비리 압수수색으로 인해 한 달 만인 2016년 6월13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당시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 철회는 무기한 연기가 아니다. 국회에서 국민과 약속한 사안인 만큼 꼭 상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호텔롯데 상장 대신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의 투자부분을 합병한 롯데지주를 지난해 출범시켰다.

호텔롯데 상장이 중요한 이유는 롯데그룹의 근본과도 연관되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 롯데알미늄, 롯데리아 등 주요 주주로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호텔롯데 최대주주는 지분 19.07%를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다. 72.65%는 정체불명의 L투자회사가 갖고 있다. 이외에도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광윤사와 일본 패밀리도 각각 5.45%, 2.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즉, 호텔롯데의 지분 99.28%을 일본계 법인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신 회장의 대국민 약속이었고, 신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을 통합해 '원리더 체제'를 갖춘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2015년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을 시작으로 롯데그룹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신 회장이 승기를 잡고 자리를 잡을 때쯤 검찰의 압수수색과 국정농단이 터지며 미처 손쓸 새 없이 상황이 급변했다"며 "마무리될 줄 알았던 경영권 분쟁도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며 재계 5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원리더 체제가 흔들리면 한·일 롯데그룹의 공조가 깨지는 가능서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신 회장의 2심 선고에 맞춰 롯데쇼핑을 비롯한 계열사 노동조합 집행부는 서울고법에 신 회장 석방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노조는 탄원서를 통해 "(K스포츠재단 70억원 출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대가가 아니며 롯데는 그로 인한 부정한 이득을 취한 사실이 없다. 도리어 피해자"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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