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예정' 정리매매 종목 널뛰기…'폭탄 돌리기' 주의보
'상폐예정' 정리매매 종목 널뛰기…'폭탄 돌리기'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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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정리매매 종목 사흘째 롤러코스터…가격 제한폭 없어
급등 기대감에 '한 탕' 투자…"펀더멘털 관계 無·투자 유의"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상장폐지가 결정돼 정리매매에 들어간 코스닥 일부 종목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급락한 종목을 대상으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폭탄 돌리기' 판이 우려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감마누는 전장 대비 176원(21.20%) 하락한 654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8일 정리매매가 시작되면서 93.10% 폭락했지만, 이튿날 94.84% 급등한 뒤 이날 다시 떨어졌다. 정리래매 당일 90% 이상 급락한 우성아이비와 지디, 위너지스 역시 다음날 30~50% 오른 뒤 다시 10% 이상 하락 마감했다.

정리매매 후 사흘간 감마누의 주가 추이.
정리매매 후 사흘간 감마누의 주가 추이.

이들 상장사를 비롯해 정리매매가 진행되고 있는 11개 코스닥 종목의 주가가 널뛰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 종목은 재감사보고서 미제출 등의 사유로 오는 11일 상장폐지가 확정됐고, 7거래일간 정리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정리매매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이후 투자자가 보유주식을 처분할 수 있도록 일정 시간을 부여하는 제도다. 상장폐지 전 주주들에게 마지막 환금 기회를 주기 위해 7일간의 매매기간을 주는 것이다. 개장 시각인 오전 9시부터 30분 간격 단일가 개별 경쟁매매 방식으로, 총 14번만 매매가 가능하다. 장 마감 시각인 3시30분까지 시간과 관계 없이 거래가 가능한 일반 매매와의 차이다.

정리매매가 일반 주식 거래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가격제한폭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30% 등락폭인 상·하한가와 무관하다는 얘기다. 상장 폐지가 예정된 종목은 대부분 거래 참여자도 상대적으로 적고, 주당 1000원 미만에 거래되는 '동전주'(株)다. 가격 제한폭까지 없으니 정리매매 첫날 급락했던 가격에 사들여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매수 세력이 판을 치는 경우가 많다. 

상장폐지를 앞두고 주가가 헐값으로 내려앉았지만, 급등할 가능성에 기대 투자에 나선다. 실제, 주식 투자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는 정리매매 종목이 급등했다며 매수를 부추기는 글이 떠돌기도 한다. 정리매매가 진행 중인 종목을 노려 가격을 급등시킨 뒤, 매수 세력이 몰리면 빠지는 '정리매매꾼'까지 존재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정리매매 종목 거래는 '폭탄 돌리기'와 진배없다고 지적한다. 투기꾼들이 판치는 사이 개인투자자가 수익을 시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정리매매가 진행되는 동안 가격 급등 기대감이 퍼지면서 '한탕'을 노리고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며 "해당 종목은 펀더멘털(기초체력)과는 관계 없이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매수세력의 '폭탄 돌리기'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기에, 투자자들은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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