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완만한 하락 흐름 전망…1110원 레벨 테스트
[주간환율전망] 완만한 하락 흐름 전망…1110원 레벨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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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전망 최하단 1098원, 최상단 1130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1~5일)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선행지표 둔화에 따른 완만한 하락 흐름이 예상되는 가운데 1110원대에서 지지력을 테스트할 전망이다. 다만 여전한 글로벌 달러 강세와 이탈리아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약세 등 상승 재료도 풍부해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주(9월27일~9월28일) 이틀 간 원·달러 환율은 종가기준 1112.5원에 시작해 1109.3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26일(현지시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0~2.25%로 0.25%p 인상했지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조치인 만큼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연준의 FOMC 성명서에서 "통화정책의 입장은 여전히 완화적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강력한 고용시장 여건과 물가상승률 2%로의 지속적인 회복을 지지하고 있다"는 표현이 삭제됐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정책 전망 변경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초 이후 국내외 증시 변동성 확대 요인이었던 무역분쟁 이슈의 영향력이 약화된 데다 연준의 성명서에 대해 시장이 '덜 매파(긴축 기조)적'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락압력을 받았다. 여기에 월말·분기말을 맞은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화 매도) 물량이 집중되면서 환율이 1100원대로 내려오는 등 지난주는 하락세가 뚜렷했다.

지난 28일까지 추석 연휴를 제외한 2거래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2339.17에서 2343.07로 3.9p(0.17%) 올랐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648억원, 57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48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표=네이버 환율
표=네이버 환율

전문가들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레인지를 1098~1130원으로 봤다. 구체적으로 △우리은행 1098~1118원 △DGB대구은행 1100~1115원 △NH투자증권 1110~1120원 △삼성선물 1100~1120원선 등을 제시했다. 

일단 시장에서는 이번주 원·달러 환율이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본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냈지만 2019년 이후 금리 인상폭이 제한적, 즉 금리인상 사이클의 종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했다"며 "이는 달러화의 추가 강세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식품· 에너지 제외)가 둔화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도 약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8월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보합세(0.0%)를 나타냈다. 시장은 0.1% 상승을 예상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측정할 때 선호하는 지표다. 2분기 중 달러 강세를 견인한 요인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연준의 긴축 가속화 우려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향후 강달러 기조를 억누르는 재료로 소화될 전망이다. 

오는 5일(한국시각) 발표될 미국의 9월 비농업고용과 9월 실업률 지표도 달러 하락을 막지 못할 전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핵심은 임금상승률인데, 연말 성과나 여름 휴가비와 같은 서프라이즈를 이끌어낼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작년 9월 임금이 큰폭으로 증가했던 탓에 기저효과로 인한 예상치 하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진단했다. 

오는 7일까지 이어지는 중국의 국경절로 중국 주식시장과 역내 외환시장이 이번주 휴장해 중국발(發) 금융시장 불안도 가능성이 낮다. 이 기간동안 중국의 주요경제 지표도 발표되지 않는다. 

다만 주요통화의 약세가 여전히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26일 이후 꾸준히 상승해 전일에는 종가기준 95.132까지 올라섰다. 최근엔 예상보다 확장적인 이탈리아 예산안으로 재정위기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유로화가 달러 대비 하락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2.4%로 설정하는 데 합의한 영향이다. 이미 이탈리아 정부의 국가부채가 GDP 대비 131%에 이른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내년도 예산안 결정이 위험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번 예산안 초안은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제출하고 관련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마찰음이 생길 소지를 남겨뒀다. 

다음은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이번주 환율 분석.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 : 1098 ~ 1118원

기본 전제는 이탈리아 예산안 이슈가 야기한 유로화 롱스탑 진정, 무역전쟁 후폭풍 우려와 강달러 부담을 반영한 미국 선행지표 둔화 등 완만한 달러화 약세다. 큰 흐름의 줄기가 아래쪽으로 정해진 데다 이달 중순께 미국의 환율보고서 이슈까지 겹쳐 환율 하락이 점쳐진다. 중국의 경우 무역전쟁 장기화 조짐에 환율조작국 지정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할 공산이 크다. 최근 동조화가 약해졌지만 아시아 통화의 선봉장을 자처하는 위안화 가치 상승은 원·달러 상단을 무겁게 만드는 요인이다. 

△하준우 DGB대구은행 과장 : 1100 ~ 1115원

9월말 미국의 금리인상은 시장에 이미 선반영된 요인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기 어려웠다. 오히려 결과가 확정되며 시장에서 불확실성 제거 재료로 더 크게 주목받은 듯 하다. 수급의 경우 연기금 등 매수 포지션이 더 큰 업체들이 1110원 중반대에서 급한 자금들의 결제를 처리한 것으로 본다. 오히려 추석 연휴 지나고 3분기말 수출업체들의 물량이 쌓인 것으로 파악돼 수급에서도 공급우위가 점쳐진다. 북한과 미국의 관계개선 재료가 꾸준히 시장에 작용해 수급이나 심리 측면에서 크게 위쪽으로 반등할만한 계기가 부족하다. 이번주는 아니겠지만 월말로 갈수록 1100원대 레벨이 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달 중순 환율조작국 이슈로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팅(미세 개입)도 만만치 않은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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