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박순호 초심 깃든 '동춘175' 흥행 파란불
[르포] 박순호 초심 깃든 '동춘175' 흥행 파란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패션기업 세정 물류센터에 꾸민 복합쇼핑몰…용인지역 핫플레이스 부상
지난달 28일 오후 한 부부가 동춘175 라이프스타일숍 동춘상회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지난 8월28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동춘175 내 라이프스타일숍 동춘상회에서 오후 한 부부가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오른쪽은 동춘상회 전면에 진열된 용인 쌀 가공품. (사진=김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의 야심작으로 알려진 복합생활쇼핑공간 '동춘175'가 순항하고 있다. 지난 7월7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문을 연 이곳은 '3040 육아맘'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명소)'로 떠오르면서, 평일 5000명, 주말 1만명이 찾는다. 특히 '얼굴마담' 격인 한국형 라이프스타일숍 '동춘상회(東春相會)'는 소상공인, 신진작가와 협업한 상품을 선보이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 8월28일 오후 2시. 장대비가 쏟아지는 평일(화요일) 대낮에 손님들이 얼마나 있을까 여기며, 멱조산 아래 둥지를 튼 동춘175를 찾았다.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먼저 '만차' 불이 들어온 주차장에 놀랐고, 내부의 소란스러운 분위기에 눈이 또 한 번 휘둥그레졌다. 

건물 1층 입구에 들어서자 세정 주요 브랜드 매장에서 옷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이따금 눈에 띄었다. 아이를 품에 안은 육아맘을 비롯해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다. 

손님들이 가장 많은 곳은 의류 매장 안쪽에 있는 카페.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런치(아침 겸 점심) 카페 '롱브레드'와 빵집 '4.2베이커리'가 눈에 띄었다. 이곳은 빵과 음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중년 여성들로 가득 찼다. 

카페 옆 공간 동춘상회의 경우 젊은 부부 손님이 많았다. 박순호 회장이 1968년 부산 중앙시장에 열었던 '옷가게'에서 이름을 따온 동춘상회의 한자 '상'은 장사 '상(商)'이 아니라 서로 '상(相)'이다. '상생'하겠다는 다짐이 담긴 셈이다. 

동춘상회에선 패션기업 세정과 비영리단체 '마켓움'이 함께 국내 소상공인·신진작가·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장인정신과 가치를 담은 브랜드를 발굴해 소개한다. 일반적인 라이프숍에서 자체 생산 품목을 파는 것과 달리 동춘상회를 찾으면 지역 특산물이나, 소상공인·장인 손길이 담긴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5000개 콘텐츠가 생겼고, 트렌드세터(유행 선도자) 사이에선 '용인에서 가봐야 할 곳'으로 꼽힌다. 

동춘상회 점원은 "소상공인 상품은 대부분 팝업(임시) 매장이 생겼을 때만 잠깐 만나볼 수 있었지만, 이곳에선 매일 팔고 있다"며 "입소문이 나면서 주말엔 주차장에 차를 못 댈 정도"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점원은 "바로 먹을 수 있는 식품과 생활용품이 잘 팔리는 편"이라며 "아이를 데리고 온 부부는 물론 근방 직장인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쇼핑객이 동춘175에서 아이와 함께 옷을 구경하는 모습과 브런치카페·빵집이 있는 1층에서 외부로 나가는 모습. (사진=김현경 기자)
지난달 28일 쇼핑객이 동춘175에서 아이와 함께 옷을 구경하는 모습과 브런치카페·빵집이 있는 1층에서 외부로 나가는 모습. (사진=김현경 기자)

세정은 물류센터가 있던 자리에 동춘175를 꾸몄다. 특히 동춘상회는 애초 창고로 쓰였던 만큼 '거친' 느낌을 그대로 살리려 했지만, 주요 소비층을 고려해 콘셉트에 변화를 줬다. 아이가 있는 3040대가 마음 편하게 머물 수 있도록 위험 요소를 줄이고, 깨끗하고 정비된 분위기를 조성했다. 육아맘들 역시 '예쁜 인테리어'에 작지만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공간이라며 칭찬한다. 한 손님은 "쇼핑 공간보다 휴식 공간이 더 많이 보이는데, 이런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폭염 땐 더 바글바글했을 거 같다"고 했다. 

동춘상회는 세정의 실험소 구실을 한다. 영리 위주 매장이라기보다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인 셈이다. 동춘상회를 담당하는 손민완 세정 미래유통사업부 과장은 "대단한 상업성을 발휘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재생공간, 놀이공간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취향을 파악하는 연구개발(R&D) 센터"라며 "어떤 콘텐츠가 반응이 좋은지 파악해보는 테스트 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하는 사업과는 다르며, 박 회장 생각도 같다"고 덧붙였다. 

손 과장에 따르면 동춘상회는 3대 대형마트 가운데 한곳에서도 입점 제안을 받을 만큼 주목을 받고 있다. 손 과장은 "유통업계에서 제안이 많이 들어와 접점을 살펴보고 있으며, 향후 여건이 맞으면 2호점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춘 175 핵심 콘텐츠 격인 동춘상회가 소비자들의 발길로 붐빈 것과는 달리, 2·3층 의류 매장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2층 옷 매장과 세정 보유 의류 브랜드가 몰린 3층 '세정 팩토리 아울렛'은 각각 점원을 합쳐도 채 열 명이 되지 않아 보였다. 손 과장은 "여러 콘텐츠가 함께 있어 방문 목적이 다른데, 키즈파크 바운스에 왔다가 동춘상회 구경하는 분이 있고, 카페에 왔다가 쇼핑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승용차 없이 찾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남았다. 근처 초당역 에버라인은 용인 지역에 한정됐기 때문이다. 손 과장은 "사실 대중교통으로 찾는 분은 많지 않다"며 "진입로가 잘 마련돼 있지 않아 다른 부분을 통해 보상해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장기적으로 세정을 '라이프스타일 유통그룹'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첫 작품 동춘175는 부지면적 3888평, 연면적 2800평 규모로 쇼핑부터 외식, 놀이, 휴식까지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동춘175 2층에서 바라본 주차장. 비가 내리던 날이었지만 주차장이 빼곡하다. (사진=김현경 기자)
동춘175 2층에서 바라본 주차장. 장대비가 내렸지만 주차장에 차들이 빼곡하다. (사진=김현경 기자)
동춘175 전경 (사진=세정)
동춘175 전경 (사진=세정)

 

동춘상회를 찾은 소비자들 (사진=세정)
동춘상회를 찾은 소비자들 (사진=세정)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