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PB도 주식형 펀드가 '대세'
은행권 PB도 주식형 펀드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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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열풍'···초등학생까지 펀드 가입
"증시 하락세 반전시 진정한 PB 판가름날 것"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 <yushin@seoulfn.com> 최근 은행권 프라이빗뱅킹(PB)도 주식형 펀드가 대세다.
코스피가 2000포인트에 도달하는 등 증시가 활황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의 고유상품보다는 펀드 등 수익률이 높은 간접상품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기본적으로 20~30%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상황에서 정기예금 등의 은행 고유상품으로는 그에 부응하기 어렵다. 이에, 지난해부터 급부상한 상품이 펀드다. 초등학생조차 은행지점을 찾아 펀드가입을 문의할 정도로 펀드열풍은 대단하다.

◆ PB의 기본전략
기본적으로 PB의 관건은 분산투자전략(포트폴리오)을 어떻게 짜느냐에 달렸다. 다양한 상품에 자산을 분산투자해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초과수익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적 자산배분이 요구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자산배분이 무색할 정도로 펀드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가 폭증한 상황이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치는 극히 일부의 고객을 제외하고는 은행의 예금상품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PB는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안정형, 안정성장형, 성장형으로 나눠서 각 부문별 자산배분 비율을 달리하는데, 최근에는 성장형보다도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공격형 고객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공격형의 경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투자상품이 바로 주식형 펀드다. 고객의 자산 중 절반에 달하는 자금이 주식형 펀드에 투자될 정도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전문 PB센터를 두어 PB고객들을 유치하고 있지만 일반 지점에서도 VIP고객들을 대상으로, 그 용어와 성격, 자금의 규모가 조금씩 다를 뿐,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펀드가 대세
자금의 규모에 따라 PB의 성격이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은행권 PB의 전반적인 흐름은 '펀드'라는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6월말 기준 펀드 판매잔액이 20조원을 상회하는 국민·신한은행 외에 기업·우리·하나은행도 펀드 판매잔액이 10조원을 넘어선 상태며, 그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은행권 프라이빗뱅커(PB)들이 국내주식형 외에 주로 추천하는 펀드는 브라질, 멕시코 등 국가의 주식에 투자하는 중남미펀드다. 수익률이 연 83.7%에 달하는 상품이 있을 만큼 높지만 그에 못지않게 위험성(리스크)도 높다.
펀드는 그 상품 종류 못지않게 수수료의 형태나 징수방식도 잘 따져봐야 한다. 장기투자일 경우 선취식이, 단기투자일 경우 후취식이 유리하다. 대다수 펀드상품은 90일 이후에는 환매수수료가 없지만 극히 드물게 180일까지 환매수수료가 부과되는 상품도 있으니 잘 살펴야 한다. 또 원화 펀드냐 외화 펀드냐도 잘 따져야 한다. 외국 회사의 펀드라도 원화 펀드일 경우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 시중은행들의 PB 현황 
PB자산 한도가 10억원 이상인 신한은행은 고객의 성향과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유동성 상품에 10%의 투자 비중을 두고 있다. 입출금이 용이한 요구불예금 등의 상품에 자산을 배분해 최소한의 자금 이용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펀드의 유형에서 채권형과 주식형의 비중은 안정형의 경우 15:1, 공격형의 경우 1:5 정도로 차등 배분된다. 최근 국내 증시의 과열로 인해 주가가 급등하는 데 따른 위험성을 감안해, 전체적으로 주식형보다는 채권형 부문의 비중을 조금씩 높일 것을 고객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PB자산 한도가 5,000만원 이상인 기업은행은 영업점 내 PB룸을 통해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전문 PB센터가 설립될 경우 PB 자산한도가 높아질 방침이다. 특히 중소기업 고객이 상대적으로 많은 기업은행의 특성상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PB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PB자산 한도가 3,000만원으로 PB의 대중화를 표명하는 우리은행은 중산층 고객 대상 PB를 통해 미래의 진정한 PB고객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일반적으로 5개 정도의 상품에 분산 투자한다.  
대부분 은행권 PB들은 국내 증시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조정은 있더라도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며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인 상승세에 있기 때문에 국내 증시도 그 흐름에 맞춰갈 것이므로 지금 펀드에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코스피가 25일 2000포인트 돌파 후 26, 27일 이틀간 121포인트나 급락한 점은, 추이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투자자들에게 불안요소임에 틀림없다.
신한은행 PB고객부 김영표 부장은 “상승장에서 PB의 능력은 비슷하지만 하락장에서도 10%대의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PB능력”이라며 “증시가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상승할 수만은 없는 만큼 국내 증시나 경기가 침체될 경우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가 완전한 하락세로 돌아설 때가 온다면, 김 부장의 말처럼 진정한 PB가 누구인지 판가름이 날 것이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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