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자본확충 '바쁘다 바뻐'…빚내 충당, "유상증자·내부유보 필요"
보험사 자본확충 '바쁘다 바뻐'…빚내 충당, "유상증자·내부유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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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현금도 넣어라"
작년에만 후순위·영구채 3조5천억…올해도 8개사 4조 발행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보험사들이 2021년 '국제회계기준(IFRS) 17'에 선 대응해 후순위채 등을 통해 자본 확충을 하고 있다. 새 제도는 보험부채(보험금)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후순위채 등을 통해 매년 자본확충을 확대해 오다 금리 인상을 앞두고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3개 생명·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3조51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영구채권)을 발행했다. 후순위채와 영구채는 빚의 성격이지만 일정 규모까지 자본으로 인정된다.

발행 규모는 2016년 6650억원(후순위채 5210억원, 신종자본증권 1440억원)의 약 5.3배에 달했다. 이보다 1년 전인 2015년에는 후순위채 2630억원이 전부였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없었다.

지난해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각각 5000억원과 55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농협생명은 후순위채로 5000억원을 조달했다. 흥국생명은 신종자본증권 5850억원에 후순위채 150억원을 더한 6000억원을 발행했다. 손보업계에서도 현대해상이 5000억원, DB손해보험이 4990억원의 후순위채로 자본을 확충했다.

한화생명 63빌딩 사옥 (사진=서울파이낸스DB)
한화생명 63빌딩 사옥 (사진=서울파이낸스DB)

올해는 지난해보다 규모가 더 늘어나 이미 8개 생·손보사가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마쳤거나 발행할 계획이다. 발행액은 최대 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4월 메리츠화재가 후순위채 1000억원을 발행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5000억원에 이어 올해 4월에 신종자본증권 1조700억원을 또 찍었다. KDB생명은 지난달 214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후순위채도 연내 발행할 계획이다.

신한생명은 이달 중 최대 2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롯데손해보험도 지난해 11월 900억원에 이어 이번달에 600억원의 후순위채로 자본을 더 끌어모은다. 교보생명이 7월 중 최대 1조700억원, 현대해상이 3분기 중 최대 7490억원, 동양생명이 하반기 중 535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메리츠화재 사옥(사진=서울파이낸스DB)
메리츠화재 사옥(사진=서울파이낸스DB)

금융당국은 법적으로 허용된 한도에서 발행되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 같은 채무 방식의 자본 확충에 앞서 '현금 투입'을 대주주와 경영진이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장 바람직한 게 이익 잉여금을 배당으로 돌리지 않고 쌓는 내부유보, 그다음이 대주주 등의 유상증자라는 점을 최고경영자와 재무책임자들에게 여러 경로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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