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아직 주판 튕길 여유 있나
[기자수첩]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아직 주판 튕길 여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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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LG G7 씽큐(ThinkQ)를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싼 가격에 내놓을 가능성도 있었지만, 전작 대비 1100원 낮게 출고가를 책정한 게 전부다. 수치상 내렸지만 사실상 기존 가격 정책을 유지한 셈이다.

LG전자의 고민도 이해는 간다. 프리미엄 기기의 출고가를 내릴 경우 추후 다시 올리면 소비자 저항에 부딪힌다. 하지만 LG 스마트폰은 나중을 기약하기 힘든 상황이다. 즉각적인 대처가 필요한데 아직도 주판을 튕기고 있는 꼴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12개 분기 연속 적자 상태다. 기존 사고방식에서 '혁신'을 찾기 어렵고 소비자는 냉정하다.

출고가가 비싼 대신 다양한 사은품을 준비했지만 정말 소비자 관점에서 고민했는지 묻고 싶다. 스마트폰의 출고가, 사은품 중 소비자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는 듯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사은품을 빼고 출고가를 더 낮췄더라면 구매를 고려해볼 수 있었을 텐데"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런 면에서 가격 경쟁력을 포기한 점은 아쉽다. LG전자가 품질에 자신이 있다면 일단 많은 소비자들이 사용해 볼 수 있는 정책과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대중들의 인식은 '같은 값이면' LG 폰을 안 산다는 생각이 강하다. 일단 그들에게 품질에 자신있다는 스마트폰을 쥐어줄려면 유인책이 필요하다. 바로 가격이다.

적자 상태지만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할 가능성은 낮다. 스마트폰이 LG전자가 역점을 두고 있는 스마트홈, 전장사업 등과도 연관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 하더라도 LG 스마트폰 경영진과 임원들이 안이한 생각을 하거나 과거 영광에 젖어있으면 안 된다. 가전, TV 사업만 없었다면 LG 스마트폰은 과거 노키아처럼 무너졌을 가능성이 크다. 간신히 호흡기를 붙여놨는데 '살겠다'는 간절함이 느껴지지 않아 답답할 따름이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로 양분된 상황이다. 같은 입장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철저한 후발주자 마인드가 필요하다.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운 G7 마케팅도 잠잠하다. BTS는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이다. LG전자는 TV 광고 이외에 BTS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 듯하다. 팬들 사이에서는 "스마트폰에 'G7 & BTS' 각인이 있었다면…"이라는 의견도 있다. LG전자가 BTS 공연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알려졌다. 물론 가능성은 낮다. BTS는 새 앨범을 내고 바쁜 해외 활동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LG전자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고 있어 광고모델 발탁 시 사전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황정환 MC사업본부장은 국내 G7 씽큐 공개행사에서 "G7이 방탄소년단을 닮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BTS도 시작이 화려했던 아이돌은 아니다. 중소기획사 소속으로 '흙수저 아이돌'로 불리기도 했다.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음악 시장을 개척했고 성장했다. LG전자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하고 싶다면 피, 땀, 눈물을 흘릴 정도로 노력해야 한다. 예전의 LG 스마트폰이 아니다. 현재 LG 스마트폰은 벼랑 끝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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