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 서울 강남·송파구, 아파트 거래량 5년來 '최저'
'거래절벽' 서울 강남·송파구, 아파트 거래량 5년來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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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매도자 '눈치보기'…강남권 아파트값도 8개월 만에 하락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여름이 성큼 다가왔지만,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부동산 시장에는 냉기가 감돌고 있다. 양도세 중과 시행을 피하려는 다주택자의 매물이 소화된 후부터 거래가 눈에 띄게 감소하더니, 이달 강남구와 송파구는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308건으로 지난달(6268건)에 비해 15.3% 감소했다. 전년(1만194건)과 견줬을 때 47.9%나 줄어든 수준이다.

거래량 감소는 강남4구에서 더욱 뚜렷하다. 그나마 서초구에서 전월(168건)보다 소폭 늘어난 180건이 거래되면서 체면치레를 했으나, 강남구(187건→166건), 강동구(259건→213건), 송파구(259건→220건)는 일제히 급감했다.

특히 강남구와 송파구는 2013년 8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은 거래량을 보였다. 2013년 8월 강남구와 송파구의 거래건수는 각각 145건, 156건이다.

강남권의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든 것은 당장 거래할 수 있는 매물 자체가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월 1일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 상당수가 규제 적용 전인 3월에 거래를 마친 까닭이다. 

지난달부터 적용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집 2채 이상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주택을 팔 경우에 적용된다. 기본 양도소득세율(6~42%)을 2주택자는 10%p, 3주택자 이상은 20%p 가산해 부과한다. 

연이은 규제 본격화로 매도·매수 모두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강남 주택시장 침체의 주요 원인이다. 거래량 상승을 이끌었던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는 조합원 1인당 평균 4억4000만원의 재건축 부담금이 부과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자들이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송파구 잠실동의 L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시행 전에 매물이 일시적으로 쏟아졌을 때는 거래가 좀 있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그냥 눈치보기만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값이 전달보다 떨어졌음에도 매수에 나서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서울 아파트 값 상승폭도 쪼그라들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31일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은 지난 28일 기준 0.03%를 기록했다. 지난주보다 0.01%p 축소됐다.

그 중 강남지역 아파트 값은 이번 주 0.01% 하락했다. 강남권 아파트 값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첫째 주(-0.02%)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전문가들은 수요가 움츠러든 만큼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을 내다봤다.

한아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하반기에 보유세 개편까지 예정돼 있어 매수와 매도 양측이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부 출시된 매물도 소진되기 어려운 상황이며, 아파트 값 역시 관망장세 속에 약보합의 정체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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