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리스크 해소' DGB금융, 하이투자證 인수 박차
'CEO 리스크 해소' DGB금융, 하이투자證 인수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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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채용비리' 박인규 전 회장 퇴진, 김태오 회장 내정…6월 중 당국에 사업계획서 제출
DGB금융, 10개 계열사 거느린 종합금융그룹…하이투자, 지역 영업망 활용 시너지 제고 기대
하이투자증권 사옥(사진=하이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사옥(사진=하이투자증권)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DGB금융지주 수장에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이 내정되면서 반 년 이상 답보 상태였던 하이투자증권의 인수합병(M&A) 절차가 속도를 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간 M&A에 암초로 작용했던 'CEO 리스크'가 해소돼 금융당국이 차일피일 미뤘던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선임안이 확정되는 대로 하이투자증권 인수와 관련한 사업계획서를 금융감독원에 내달 중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 3월, 하이투자증권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정관을 변경하고, 인수대금 잔금을 납입하는 등의 관련 일정을 모두 연기한 지 석 달 만이다.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11월 현대미포조선과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억4243만주)를 45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이후 12월 금융당국에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신청,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목전에 뒀다. 

하지만 당초 올해 3월 말 심사 승인이 마무리 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현재까지도 당국의 입장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DGB금융이 자회사 편입 승인이라는 '마지막 관문'에서 제동이 걸린 건 'CEO 리스크' 때문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이 대구은행 채용비리에 연루되고, 비자금 조성 혐의가 불거지면서 당국에서 심사를 미뤘다는 것이다.

금융지주회사법 상 자회사의 편입 승인 요건에는 대주주 적격성 여부가 포함돼 있지 않다. 하지만 최근 당국이 증권업계 각종 인허가·승인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점을 보면, 박 전 회장의 혐의가 심사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자회사 편입 심사는 신청서 제출 이후 길어야 3달 내에 끝난다는 점에서 당국이 사실상 검토를 중단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 4월 박인규 전 회장이 불명예 퇴진한 뒤 김 회장이 DGB금융의 새 수장으로 결정되면서 그동안 자회사 편입 승인의 발목을 잡았던 CEO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태오 회장 내정자의 경력상 무난할 것이란 게 금융투자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태오 회장에 대한 흠결이나 결격 사유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하이투자증권 인수 작업이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박인규 전 회장에 대한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고, 박 전 회장 논란과 관련한 임원이 아직 남아있기에 마냥 낙관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EO리스크를 씻어내고, 관련 절차가 마무리 돼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면 DGB금융은 대구은행을 포함, △DGB생명보험 △DGB캐피탈 △DGB자산운용 △DGB유페이 △DGB신용정보 △DGB데이터시스템 등 총 10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명실상부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게 된다. DGB금융은 오는 2020년까지 총자산 100조원·당기순이익 6000억원의 종합금융그룹 성장을 목표로 했다.

DGB금융 관계자는 "DGB금융그룹은 증권업 진출을 통해 기업공개(IPO)와 회사채 발행, 인수주선 등 기업투자은행(CIB) 업무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그룹 계열사를 통한 증권 연계상품 판매와 서비스 강화 등 시너지 확대로 기존의 강점인 투자은행(IB) 부문뿐만 아니라 리테일, 자기자본투자(PI) 부문에도 경쟁력을 지닌 증권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 번째로 새 주인을 맞은 하이투자증권도 대구·경북 지역에 있는 DGB금융지주와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하이투자증권 영업망을 활용해서 판매채널을 확장하고 금융지주가 할 수 있는 복합점포 설립 등으로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 49억 원으로 전년(29억원) 대비 69% 향상된 실적을 거둔 하이투자증권은 DGB금융 편입을 통해 더 큰 수익성 개선을 이룰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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