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떨어졌다고?"…지역별 시장 온도차 '뚜렷'
"전셋값 떨어졌다고?"…지역별 시장 온도차 '뚜렷'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남권, 공급과잉에 거래 한산…강북권은 실수요 유입 '꾸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부동산.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부동산.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서울 전세시장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선 가운데,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하다.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던 강남권은 뜸한 거래에 역전세난 신음이 터져나오는 반면, 실수요 유입이 꾸준한 강북권은 매물 품귀현상이 여전하다는 게 현지의 전언이다.

23일 부동산114·KB국민은행에 따르면 5월 현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59.83%로, 60% 이하를 밑돌았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50%대로 내려앉은 것은 2013년 11월(59.81%) 이후 4년 4개월여 만이다.

최근 전셋값 하락이 가파른 강남권의 전세가율은 이미 지난 4월 50%대 붕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강남구의 전세가율은 50.6%를 기록했으며,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53.6%, 54.1%를 보였다.

특히 송파구 인근은 헬리오시티가 올해 말 1만여 가구의 입주를 앞두는 등 입주물량이 급증하면서 전셋값이 3억~4억원가량 떨어지고 있다.

실제 헬리오시티의 전용 84㎡ 전세는 지난 2월 8억3000만~9억원대에 나왔으나, 지금은 저층 물건의 경우 6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3개월여 만에 2억원 정도 하락한 셈이다.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의 전용 84㎡도 지난 2월 대비 4억원 낮은 9억원 후반대에 세입자를 들이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L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조금 과장해서 전세물건이 쌓여있는데, 문의는 많지 않다"면서 "최근 몇 달 새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2억원 이상 낮췄는데도, 간간이 가격만 물어보는 사람만 있을 뿐 확실히 거래를 하겠다는 경우는 드물다"고 토로했다.

반면 역전세난과 전셋값 하락을 실감하지 못하는 지역도 적지 않다. 직주근접 요건을 잘 갖췄거나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곳은 실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종로구, 성동구, 은평구 등 강북권이 대표적이다.

종로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3.3㎡당 1502만원으로 최근 2년새 27% 올랐다. 이는 서울 전체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3.3㎡당 1276만→1403만원)인 10%를 웃도는 수준이다. 성동구는 15%(3.3㎡당 1402만→1498만원), 은평구(3.3㎡당 971만→1070만원)와 용산구(3.3㎡당 1467만→1598만원)도 각각 13%, 12% 올라, 아직까지 역전세난 우려를 찾아볼 수 없다.

이들 지역별 아파트를 세부적으로 살펴봐도 전셋값 오름세가 뚜렷하다. 종로구 무악동 인왕산편대아이파크의 전용 84㎡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5억5000만원이면 전세를 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1억원 오른 6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의 전용 84㎡는 지난 1월 11억원 수준에서 현재 2억원 오른 13억원에,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1차의 전용 84㎡도 같은 기간 1억원 오른 5억2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종로구 무악동 E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워낙 여기저기서 전셋값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 일대는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직장인 거주 수요가 꾸준하다"면서 "물건을 찾는 사람이 많으니, 가격도 2년 전과 비교해 많이 오른 편"이라고 전했다. 

김민영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전세시장은 경기도를 중심으로 아파트 공급이 크게 늘었고, 갭 투자자의 보유 전세매물 출시로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저가 매물 위주의 거래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