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1년-부동산②] 집값 숨고르기…지역별 양극화는 '고민'
[文정부 1년-부동산②] 집값 숨고르기…지역별 양극화는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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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신규아파트 견본주택.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의 한 신규아파트 견본주택.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문재인 정부 1년차에 접어든 현재, 주택시장은 전반적으로 숨고르기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정부가 재건축 단지를 겨냥해 규제를 쏟아낸 영향으로 서울을 비롯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집값·전셋값은 나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거래시장도 한산하다. 

1년 동안 분양시장은 새 아파트가 귀한 대접을 받으며 열기를 지속했다.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의 서울 주요 단지는 광풍을 이어가기도 했다. 다만 뚜렷해진 지역·단지별 양극화 현상은 해결해야 할 고민거리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 대출 관리·재건축 규제·양도세 중과 영향…집값 '안정세'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0.45%의 상승률을 보였던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9월 0.07%로 급감했다. 정부의 뚜렷한 규제 기조에 매도인, 매수인 모두 눈치보기에 들어간 탓이다.

지난해 관망세를 거쳐 올 1월(0.86%), 2월(0.94%) 다시 회복하는 듯 했으나, 3월(0.55%)과 4월(0.31%)엔 다시 약세를 이어갔다.

특히 과열의 중심지였던 강남4구의 아파트 값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4월 마지막 주를 기준으로 △송파구 -0.06% △서초구 -0.05% △강동구 -0.04% △강남구 -0.02% 등 4개구의 아파트 값이 8개월 만에 일제히 떨어지기도 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관망세가 확대되며 기존 과열됐던 인기지역이 모두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특히 금융비용 부담 증가와 안전진단 강화, 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규제, 4월부터 시행된 양도세 중과의 여파가 컸다"고 말했다.

값이 떨어지자 매도·매수를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주택 거래시장에선 '거래절벽' 현상도 포착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조사에 의하면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6312건으로 전달(1만3880건)의 45%에 불과하다. 한 달 새 강남구는 777건에서 188건으로 75.8% 줄었고 서초구(559건→169건)와 송파구(798건→261건)도 70% 가까이 감소했다. 강동구(646건→256건) 역시 급감했다.

◇ 청약시장, 실수요자 '방긋'…인기 지역·단지 쏠림에 지방은 울상

청약시장은 현 정부가 주력한 '실수요자 중심으로의 재편'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해 9월부터 무주택자들의 청약 가점 비율을 높인 덕분이다. 부양가족 수가 많고 청약통장 가입 기간, 무주택 기간이 길었던 사람이 당첨에 유리한 구조로 재구성됐다.

내집 마련 부담도 전과 비교했을 때 한결 가벼워졌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던 새 아파트들은 분양가 상한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심사를 통해 분양가 통제가 이뤄지면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다.

다만 낮아진 분양가는 의도와 전혀 다른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했다. 실거주보다는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기목적으로 수요자들이 앞다퉈 청약통장을 내민 것. 

때문에 업계에선 1년 새 '될 곳만 되는' 지역·단지별 양극화 현상은 '초양극화'로 심화됐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올 들어 5월 현재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민영아파트 128개 단지 중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한 단지는 41.4%인 53곳에 불과했다. 18개 단지는 2순위에서 머릿수를 채웠으며, 나머지 57개 단지는 2순위에서도 모집가구 수를 충족시키지 못해 최종 청약 미달됐다.

입지여건이 양호하거나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서울 및 수도권 분양단지는 일명 '로또단지'로 불리면서 수만 명의 청약자가 몰렸으나, 비교적 브랜드 파워가 약한 단지는 줄줄이 미분양을 면치 못한 양상이다.

대체적으로 집값 안정화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지역별로 격차가 심해지는 양극화 현상은 여전히 문 정부의 숙제로 남은 셈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4월 이후 기존 주택시장에선 관망세가 확산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강화된 규제에 재고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신규분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특정단지에 쏠림이 집중돼 분양시장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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