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경협株 초강세…코스피·코스닥 엇갈린 흐름, 왜?
증시 경협株 초강세…코스피·코스닥 엇갈린 흐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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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서 17개 종목 '上'…대부분 경협株
코스닥 시장, 바이오株 급락에 경협주 훈풍 미미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코스피가 근 3개월 만에 종가 기준 2500선으로 올라섰다.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 기대감에 건설과 철도, 전기·가스 등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종목이 동반 급등하며 지수 호조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훈풍이 코스닥 시장에는 퍼지지 않았다. 오히려 급락세를 연출했다. 시장 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제약·바이오주의 동반 부진에 경협주의 활약도 소용없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2.98p(0.92%) 오른 2515.38로 장을 마쳐 사흘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 2월2일(2525.39) 이후 3개월 만의 종가 기준 최고치다.

이날 증시에서 가장 큰 화제는 단연 남북 정상회담이었다.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판문점 선언'으로 남북 경제협력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사회간접자본(SOC) 관련주들이 무더기 급등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9개, 코스닥시장에서는 8개 등 총 17개 종목이 상한가로 마감했는데, 대부분이 철도와 도로, 주택, 가스관, 건설·토목 등 인프라 관련주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철도 시설이 낙후하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고속철도를 언급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 방문시 항공편이 아닌 철도편 이용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철도 관련주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철도차량을 만드는 현대로템은 이날 상한가로 마감하며 사흘째 상승세를 지속했고, 철도 신호제어 시스템을 개발하는 대아티아이도 개장 직후 상한가로 직행한 뒤 장 내내 같은 가격을 유지하며 마감했다.

이외에 △철도차량 유지·보수 사업을 하는 에코마이스터(29.88%) △알루미늄코일과 철도차량을 만드는 대호에이엘(29.85%) △역무 자동화 관련 업체인 푸른기술(29.81%) 등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레미콘 업체인 부산산업도 철도 콘크리트 침목 생산 자회사를 뒀다는 이유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토목·건축과 시멘트 등 남북정상회담 이전부터 강세를 보인 건설 관련주도 동반 상승세를 탔다. 현대건설우(30.00%), 한라(29.87%), 동아지질(29.72%) 등은 상한가로 마감했고, 성신양회(28.03%)와 특수건설(27.98%), 우원개발(26.53%), 현대건설(26.19%), 도화엔지니어링(24.10%) 등도 급등 마감했다.

경협주의 초강세는 코스피의 호조를 이끌었지만, 코스닥은 정 반대 양상이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에서 8개 종목이 상한가로 마감했지만 지수는 오히려 1% 이상 급락했다.  제약·바이오주 급락 여파가 경협주 훈풍을 막아섰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경협 수혜주가 코스닥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차지한 영향도 있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54p(1.19%) 하락한 875.95로 사흘 만에 반락, 900선이 다시 요원해졌다.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3.44%)와 신라젠(-5.08%), CJ E&M(-2.16%), 바이로메드(-2.91%), 셀트리온제약(-4.71%), 코오롱티슈진(-4.19%) 등 제약·바이오 시총 상위주들의 동반 급락이 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남북 정상회담 결과가 나오면서 그동안 많이 올랐던 코스닥 시장의 바이오업종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왔다"며 "그 유동성이 코스피의 경협 관련주로 옮겨가면서 코스닥이 조정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같은 경협 수혜주라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코스닥보다 코스피에 종목이 많고, 시가총액도 훨씬 크다"면서 "코스피 안에 있는 건설·기계 섹터의 영향력이 훨씬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정보기술(IT)을 비롯, 여러 업종이 있는 반면, 코스닥은 바이오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며 "바이오주가 많이 빠지다 보니, 코스닥이 크게 부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경협주가 뜬다고 해서 지수 자체가 같이 올라간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코스닥의 시가 총액이 작은 종목들이 오른다고 해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바이오주가 빠지게 되면 전체 지수는 떨어지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의 경우 남북경협관련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고,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상대적으로 성과가 좋았다"면서 "코스닥의 경우 바이오가 부진한 영향이 지수 급락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정 연구원은 "오늘 수혜와 관련된 주가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과열양상을 보였다"면서 "수혜 받는 업종의 경우 계속 보유해도 좋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지에 대해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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