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문화콘텐츠 지원 확대…"산업으로 자리잡아야"
IBK기업은행, 문화콘텐츠 지원 확대…"산업으로 자리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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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K기업은행 본점 (사진=IBK기업은행)

전 정권 문화계 장악 드러나자 뭇매 맞기도
"4차 산업혁명 신성장동력, 장기적으로 지원"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은행장 교체, 문화계 블랙리스트, 정권 코드 맞추기 투자 등으로 인해 위축될 줄 알았던 기업은행의 문화콘텐츠 지원이 오히려 규모가 확대되는 등 관련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해 관객수 기준 역대 2위(1441만명)를 기록한 영화 '신과함께-죄와벌'에 직·간접적으로 20억원을 투자했다.

영화 매출액은 1156억원을 넘었고, 투자비용과 세금과 기금 등을 제외하면 기업은행은 국내 개봉으로만 약 15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수익률로 따지면 75%다.

영화가 지난 1월말 해외매출 2500만달러(약 264억원)를 넘었고, 국내 IPTV 판매 등을 생각하면 수익률은 훨씬 높아진다.

기업은행이 '신과함께'에 투자한 금액은 문화콘텐츠 산업 지원 규모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2차 문화콘텐츠 산업 지원 계획안'을 통해 오는 2019년까지 매년 4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2014~2016년의 1차 지원목표(7500억원)때보다 60%(4500억원)나 늘렸다.

기업은행이 조성한 지원 자금 중 상당부분은 콘텐츠 산업에 속한 기업에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진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리스크가 높아 경영상황이 열악한 곳이 많은데 이를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금융이나 기술보증기금 등 보증사의 보증서를 받아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식이다. 

영화 제작에 직접 투입되고, 문화콘텐츠 조합 등 벤처캐피탈(VC)을 통해 펀드형식으로 투자되는 금액은 연간 약 5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영화나 문화콘텐츠 사업은 펀드나 자금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순환되면 해외처럼 제대로 된 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문화콘텐츠 지원 사업도 한 때 어려움이 있었다.

전 정권에서 문화계를 장악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공공기관으로서 문화콘텐츠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기업은행까지 뭇매를 맞은 것이다.

기업은행은 은행권 첫 여성행장인 권선주 전 은행장이 전 정권의 산업 육성정책에 호응해 공을 들이면서 문화콘텐츠 지원 규모를 빠르게 늘려 나갔다.

이후 2016년 제작된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기업은행이 26억2500만원을 투자한 것을 두고 정권의 압력을 받아 제대로 검토해보지도 않은 채 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제출된 자료를 보면 기업은행은 2012년부터 2016년 인천상륙작전 제작까지 총 12편의 영화에 72억2500만원을 투자했다. '연평해전'과 '인천상륙작전' 등 반공영화 2편에만 36억2500만원이 투자됐다.

더군다나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드러나면서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련 사업을 축소해버리는 바람에 2016년 권 전 행장에 이어 취임한 김도진 행장이 문화콘텐츠 지원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시적으로 부정적인 면이 있다고 사업을 접는다면 은행에도,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에도 좋지 않다"며 "문화콘텐츠는 4차 산업혁명의 신성장 사업동력이라는 걸 누구나 인지하는 만큼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콘텐츠기업 이차보전사업' 협약 금융기관 협상적격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향후 2년간 문화콘텐츠 기업의 운영자금과 프로젝트 제작을 위한 자금을 일반 중소기업보다 더 낮은 금리로 대출해 줄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이제야 문화콘텐츠 부문에 신경쓰기 시작했지만 기업은행은 과거부터 문화콘텐츠에 대한 자금지원을 꾸준히 하는 노력을 해왔다는 점을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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