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체감경기 '춘래불사춘'…넉 달 째 악화 '1년3개월 來 최저'
제조업 체감경기 '춘래불사춘'…넉 달 째 악화 '1년3개월 來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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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한국은행

내수부진·전방산업 매출감소·美보호무역주의 등 악재 겹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그야말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연초부터 커진 기업들의 내수부진 불안감에 더해 전방산업 매출감소,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 우려 등 돌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제조업 경기는 1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의 업황BSI는 74로 전월 대비 1p 하락했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낸 3월 지수는 지난 2016년 12월(72) 이후 1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79로 전월과 동일했다. 전체 산업의 업황BSI 역시 77로 전월과 같았다. 

이는 한은이 지난 14~21일 전국 제조업 1703곳, 비제조업 1083곳에 업황을 물은 결과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상황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많고, 그 이하면 나쁘게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 업황BSI(74)는 지난달 2p 하락에 이어 이달 1p가 또 내렸다. 주요 업종별BSI를 보면 금속가공(61→54), 화학(93→89) 등의 하락폭이 컸다. 2월 급락(83→66)했던 1차금속은 이달에도 2p 내린 64를 기록했다. 권처윤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자동차, 조선, 기계 등 전방산업의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가 금속가공 업황 악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체감경기는 대·중소기업, 수출·내수기업 구분 없이 꽁꽁 얼어붙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전월보다 1p씩 각각 내려간 82와 63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출기업(82)과 내수기업(69)도 2p씩 모두 떨어졌다. 제조기업들이 주목한 경영 애로사항은 내수부진(22.2%)과 불확실한 경제상황(11.8%)이 꼽혔다. 경쟁심화(10.5%), 수출부진(10.0%), 환율(8.8%) 등도 경영의 어려움으로 답변했다. 

비제조업 업황BSI(79)는 전월과 동일했다. 동절기 종료에 따른 골프장 등 이용객수 증가로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59) 전월 대비 7p 상승했다. 반대로 계절적 기온상승에 따른 난방수요 감소로 전기가스업(96)은 4p 하락했다. 

문제는 기업들의 다음달 업황전망이 어둡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경기를 보는 시각이 그만큼 경직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제조업의 4월 업황전망BSI는 전월 전망치 보다 4p 내린 78로 조사됐다. 비제조업의 업황전망BSI(80)도 지난달 전망 대비 2p 떨어졌다. 제조업의 경우 스마트폰 신제품의 수요부진 움직임과 그에 따른 관련 부품수주 감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수입품 관세부과 우려가 기업들의 불안심리를 부추겼다. 비제조업은 건설경기 둔화 및 중동 등 해외 건설수요 위축에 따른 수주부진과 더불어 경쟁심화, 내수부진 등에 이어진 판매감소 우려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 표=한국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BSI 조사에서도 4월 전망치는 96.3을 기록하며 기준선인 100을 다시 후퇴했다. 한경연은 부정적 경기전망의 주요 원인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 미·중 무역 갈등을 제시했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대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증대되며 기업 실적 개선에 부정적 영향이 커졌다"며 "미국과 중국 모두 한국과 교역규모가 큰 나라인 만큼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다만 이와 관련 권처윤 팀장은 "4월 업황전망치가 내린 이유는 BSI 조사기간 중 미국의 철강수입품 관세부과 예정에 따른 불안심리가 반영된 영향이 크다"며 "최근 미국이 철강 관세부과 대상에서 한국을 면제한 점을 고려하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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