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특집 上] '다양성' 무기로 폭풍성장
[수제맥주 특집 上] '다양성' 무기로 폭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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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수제맥주협회에서 '드링크 로컬' 프로젝트 첫 맥주로 선보인 '깻잎 한 잔 세종'. (사진=한국수제맥주협회)

2014년 주세법 개정 이후 연평균 40%↑…80여 중소업체 주도, 오비맥주·신세계푸드 동참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수제맥주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다양한 맥주 맛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수제맥주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게다가 오는 4월부터 편의점을 비롯한 소매점에서 수제맥주를 팔 수 있게 되면서 더 활기를 띨 전망이다.

28일 기획재정부와 수제맥주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4월부터는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서 수제맥주를 만날 수 있다. 소규모맥주제조시설 기준도 완화돼 담금 및 저장조 허용량이 기존 5~75킬로리터(kl)에서 5~120kl로 늘어난다. 식품접객업 영업허가·신고를 하고 영업장에서 주류를 제조해 판매할 경우에만 소규모주류제조가 허용됐던 요건도 없앴다.

그동안 양조장이나 영업장에서만 팔았던 수제맥주를 더 많은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이를 계기로 양조 업체들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국내 수제맥주 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40%에 이른다. 전체 맥주시장에서 수제맥주 점유율은 현재 1~2%에 불과하지만, 수년 안에 5%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2014년부터 가파르게 커졌다. 그해 주세법 개정으로 소규모맥주제조공장 설립 기준이 완화되고 외부 영업장 유통이 허용됐다. 이후 중소 수제맥주 업체가 우후죽순 생겼다. 오비맥주나 신세계푸드 등 일부 대기업도 수제맥주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국내 수제맥주 업체는 8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4년 주세법 개정 이전에는 40여곳에 불과했으니, 4년 사이에 2배나 늘어난 셈이다. 라거 위주였던 국내 맥주시장에 수제맥주가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은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최근 들어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스몰 럭셔리(작은 제품으로 사치를 부리는 것)' 등의 소비 흐름이 확산돼 새 맥주를 찾아 마시는 소비자들이 빠르게 느는 추세다. 수제맥주업계에서도 이 같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발맞춰 새로운 맛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수제맥주 업체들이 모여 설립한 한국수제맥주협회는 '드링크 로컬(Drink Local)' 프로젝트를 통해 '깻잎 한 잔 세종'(이하 깻잎 한 잔)을 지난 2월 선보였다. 협회의 첫 공식 맥주 깻잎 한 잔은 핸드앤몰트를 비롯한 전국 10개 업체가 함께 양조했다. 맥주 특유의 쌉쌀한 맛과 향을 내는 홉 대신 우리나라 고유의 식재료인 깻잎을 사용해 알싸한 맛을 살렸다.

협회에서는 깻잎 한 잔을 시작으로 다양한 공식 맥주를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김진만 한국수제맥주협회 과장은 "국내 수제맥주 업체들이 함께 모여 양조기술을 발전시키고 다양성을 키우고자 한다"면서 "앞으로도 드링크 로컬 프로젝트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도 소규모양조시설을 갖춘 수제맥주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시장의 활성화에 힘을 보탠다. 오비맥주는 2016년 말 미국 시카고를 대표하는 수제맥주 브랜드 '구스아일랜드(Goose Island)'를 국내에 들여왔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는 수제맥주를 빚어 팔 수 있는 오크통과 양조시설을 갖췄다.

신세계푸드는 2014년부터 수제맥주 펍(Pub) '데블스도어(Devil's Door)'를 운영하고 있다. 데블스도어 내부 양조시설에서 만든 맥주를 선보이는데, 평소 맥주 애호가로 소문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알려져 유명세를 탔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데블스도어는 동일매장 기준 매년 10%씩 판매량이 늘었다. 최근엔 월 평균 5만잔가량 팔린다.

규모를 막론하고 다양한 수제맥주 업체들이 저마다 특색 있는 맛으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앞으로도 수제맥주 시장은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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