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기준금리 올리기 어렵다"
이주열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기준금리 올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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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요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 크지 않아"
금융위기 이전 5.25% 기록…5%대까지 올라가기 어렵다는 의미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당분간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 근원물가 상승률은 1.2%로 물가안정목표(2%) 이탈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이 주열 총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국제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 가계부채 누증 등 금융안정 면에서의 리스크를 살펴가며 완화정도의 조정을 신중하게 판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먼저 우리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선진국과 신흥국이 동시에 개선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그러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의 불확실성 등 세계경제의 성장 지속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적지 않게 잠재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도 지난해 이후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으로 일자리 창출이 제약되고 있다"며 "저출산·고령화의 급속한 진전, 소득불균형 심화, 차세대 첨단산업 발전의 지연 등이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평했다.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경기의 흐름이 중장기적으로도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게 이 총재 판단이다. 그는 "저출산·고령화 등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를 감안할 때 앞으로 정책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올라가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금융위기 이전 기준금리는 5.25%에 기록한 바 있다. 따라서 이 총재의 발언은 앞으로 금리를 올리더라도 5%대까지 도달하기는 힘들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또 "이렇게 되면 경기조절을 위한 기준금리 운용의 폭이 과거에 비해 크게 협소해질 수 있다"며 "따라서 긴 안목에서 정책여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정책수단이나 정책운영체계를 모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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