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분쟁·대북 리스크 교차에 韓 환율·주가 '출렁'
美 무역분쟁·대북 리스크 교차에 韓 환율·주가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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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박조아 기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지수가 7일 동반 하락했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환율은 장중 하락폭을 만회하며 1060원대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고, 코스피는 2400선에 아슬아슬하게 턱걸이하며 마감했다. 남·북과 북·미 간 해빙무드에도 미국발(發) 무역전쟁 우려는 여전히 시장을 무겁게 내리 누르는 재료로 소화됐다.

7일 국내 환율·주식 시장에는 훈풍과 삭풍이 교차했다. 먼저 서울외환시장에서는 급락했던 달러 가격이 점차 회복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0원(0.65%) 내린 1069.1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대비 11.1원 급락한 1065원에 개장한 환율은 장 중 서서히 하락폭을 만회했다. 간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063.1~1065.1원 사이에서 움직이던 원·달러 1개월물이 1063.50원에 최종 호가된 것을 고려하면 그닥 나쁘지 않은 결과다. 

코스피 시장은 2400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며 고된 하루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59p(0.40%) 하락한 2401.82로 장을 마감했다. 1.98p(0.08%) 상승한 2413.39로 문을 연 지수는 장 초반 개인들의 매수 행렬에 '빨간불'을 켰다 하락세로 전환, 천천히 내림폭을 늘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43억원, 2162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웠고 개인만 홀로 3583억원 순매수했다. 

'비핵화 의지'라는 북한의 화해 제스쳐 보다 미국이 촉발한 세계 무역전쟁 우려가 두 시장에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밤 대북 특사단은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 북한의 비핵화 의지, 이를 기초로 한 미국과 북한간 대화 가능성 등 방북 성과를 발표했다. 그간 우리 시장에 걸림돌로 작용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일부 해소된 데 따라, 원화 강세(달러 약세)와 코스피 상승을 점치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사임 소식이 급속하게 퍼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콘 위원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폭탄'이 실현될 경우 위원장 직을 그만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콘 위원장의 사임으로 세계 무역전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향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환율시장에서는 하락세를 만회하는 재료로, 코스피 시장에서는 하락폭을 늘리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해질 수 있다는 심리가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관련주들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외국인 매물이 대거 출회한 것도 환율시장에는 상승요인으로, 코스피 시장에는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홀딩스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1조1000억원어치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한 데 따라 역송금 수요가 발생, 환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에 대해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테마섹의 블록딜이 증시에서는 급락으로 파급돼 전체적인 코스피 하락을 불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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