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트럼프 관세폭탄 터질까?…1070원대 지지
[주간환율전망] 트럼프 관세폭탄 터질까?…1070원대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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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전망 상단 1090~1095원, 하단 1070~1075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미국이 촉발한 세계 무역전쟁 우려 속에서 약(弱)달러와 위험자산 회피 심리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돼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폭탄' 행정명령을 현실화 할 경우 급격한 변동성 장세가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예상 환율 범위는 하단 1070~1075원에서 상단 1090~1095원으로 잡혔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주(2월26일~3월2일)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073.4원으로 시작해 1080.3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 중 환율 상승을 이끈 재료는 단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각)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경기와 물가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올해 네 차례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예상보다 공격적인 발언들에 국내 외환시장은 즉각 반응했고 바로 다음날(지난달 28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1.50원 오른 1082.80원까지 치솟았다. 

다만 주 말쯤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화 가치는 소폭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 관세를 부과하는 안을 이번주 중 서명할 것"이라는 발언이 결정적이었다. 미국 수출기업들이 약달러 국면에서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 보호무역주의에는 달러화 약세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 환율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탄 예고가 실현될 수 있을 지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실제 서명할 경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중국, 일본 등의 대응에 따라 금융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불확실성 또는 변동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원화에는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지만 한편으론 약달러 장기화를 불러올 수 있는 양면성을 가져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월 초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환율에 과도한 쏠림이 있으면 기재부와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는 발언을 되짚어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국이 1060선을 마지노선으로 삼고 1070선을 1차 방어선으로 지지할 것으로 보여 환율이 그 이하로 후퇴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주 중에는 유럽중앙은행(ECB, 현지시각 8일)과 일본은행(BOJ, 현지시각 8~9일)의 통화정책 회의라는 대형 이슈가 대기하고 있다. 다만 환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 이라는 게 중론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ECB가 기준금리와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현행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BOJ의 경우에도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연임이 공격적인 양적완화(QE)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증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 : 1070 ~ 1095원 

보호무역주의가 달러 약세 재료라는 생각에 크게 변함은 없다. 이는 시장에 플라자 합의(1985년 달러화 강세 속에 미국 무역적자가 급증하자 일본의 엔화와 독일의 마르크화의 평가절상을 유도한 조치)를 떠올리게 했고, 전통적으로 '작은정부'를 지향하는 공화당의 거센 반발을 불러와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 선거 승리를 염두에 두고 보호무역주의를 재차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며, 그간 트럼프의 행정부가 보여 준 오락가락 행보를 고려하면 관세폭탄 부과 계획도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있다. 2주 뒤로 다가온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경계심리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계속돼 일부 강달러 압력도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 1070원~1090원

이번주 환율은 미국발 무역전쟁 우려 속 약달러와 위험기피가 양방향 영향력을 미치는 가운데, 집중돼 있는 해외 이벤트 소화하며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현실화 시 유로존, 중국, 일본 등 여타국의 대응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 키울 수 있다. 금주 ECB, BOJ 회의에서는 ECB는 선제안내 문구 변경 여부, BOJ는 구로다 총재의 스탠스에 주목해야 한다. 아울러 연준의 경기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 고용지표 발표와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 뉴욕 연은 총재,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 애틀랜타 연은 총재 등 올해 투표권자들의 증언도 대기하고 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 : 1075원 ~ 1090원

지난주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달러화의 강세 압력이 다소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의 2월 고용보고서 중 임금상승률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이 2.9% 상승한 데 이어 2월도 2.9%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임금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 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원화의 경우 달러화의 단기 강세 영향으로 당분간 원화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해 주요국의 경기가 개선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원화는 점진적으로 강세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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