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상생' 물결
식음료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상생'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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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서울 중구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CJ푸드빌 공정거래협약 체결식에서 (왼쪽부터)이용우 뚜레쥬르가맹점협의회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구창근 CJ푸드빌 대표이사, 김찬호 CJ푸드빌 베이커리본부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 CJ푸드빌)

CJ푸드빌 공정거래 협약식 참석 김상조 "1분기 내 가맹법 시행령 개정"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장기불황 속에 잇따른 '갑질' 논란까지 불거져 홍역을 치른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계가 '상생'을 앞세워 난관 극복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를 적극 독려하는 분위기여서 업계 전반에 상생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29일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공정거래협약 체결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구창근 CJ푸드빌 대표이사, 가맹점주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CJ푸드빌은 이날 협약을 위해 가맹점주들과 상생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오는 2월15일부터 구입강제품목 중 빵 반죽 등 핵심재료 300여종의 가맹점 공급가를 5~20% 내리기로 했다. CJ푸드빌에 따르면, 해당 품목들은 전체 주문 금액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가맹점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공정거래협약 내용도 가맹점주들과 협의를 거쳐 결정했다. 협약서에는 △기존 가맹점 반경 500미터 이내 신규 출점 최대한 자제 △가맹점주 계약갱신요구권 20년 보장 △광고비 전액 가맹본부 부담 △가맹점주 부담 판촉행사 집행내역 투명 공개 △가맹점상생위원회와 가맹본부간 정기 간담회 개최 등이 담겼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당장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더 멀리 보면서 상생의 길을 가기로 다짐했다"며 "향후 상생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가맹본부와 가맹사업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파리바게뜨 본사인 SPC파리크라상도 가맹점과 상생협약을 했다. SPC파리크라상은 필수구입품목을 13% 줄이고 일부 품목의 공급가를 인하하는 한편, 의무 영업시간을 줄이는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인 SPC파리크라상과 CJ푸드빌이 연이어 가맹점과 상생 방안을 내놓자, 다른 업체들도 잇따라 가맹점 상생 협약 마련에 나섰다.

생과일주스 전문점 쥬씨는 멸균 우유와 음료에 들어가는 'N믹스' 제품을 오는 4월까지 기존보다 각각 6%, 31.6% 인하된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일정 금액 이상 매출을 올리지 못한 가맹점을 대상으로 매달 내야 하는 로열티를 면제해주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커피 프랜차이즈 빽다방을 운영하는 더본코리아는 운영비 부담이 가중돼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주들을 위해 원재료와 부자재 가격 인하 결정을 했다. 가맹점에 공급하는 바리스타 밀크, 에이드, 소스 등 15품목의 가격을 2~17% 낮췄다.

가맹점에 대한 강매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던 바르다김선생의 본사 죠스푸드는 브랜드 로열티를 14% 낮춘다. 새 메뉴를 출시하거나 마케팅에 앞서 반드시 상생협의회와 협의하겠다는 상생 방안도 내놨다.

가맹점주들도 상생 방안을 반기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뚜레쥬르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아직 관련한 내용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임대료가 계속 치솟는 데다 경쟁업체가 많아져, 걱정이 많았는데, 본사에서 공급가를 낮춰준다고 하니 조금이라도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계의 상생 물결은 공정위의 적극적인 의지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CJ푸드빌 공정거래협약식에 참석한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가맹시장에 있어 상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를 넘어 숙명과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가맹본부들이 구입강제품목의 개수를 축소한 정도와 가맹금 수취방식을 로열티 방식으로 전환한 정도 등을 협약이행 평가요소로 새롭게 추가할 예정"이라며 "유통마진이나 판매장려금에 관한 정보가 점주들에게 공개되도록 1분기 내에 가맹법 시행령 개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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