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지난해 본격적으로 이슈가 된 가상화폐(암호화폐) 열풍이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다. 요즘은 덜하지만 IT업계 기자라는 이유만으로 가끔 아는 지인들이 괜찮은(?) 코인을 추천해 달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럴 때마다 기자는 'SRT' 혹은 'KTX'가 괜찮다며 추천한다. 그럼 지인들은 코인을 뒤져보며 내가 이용하는 거래소에는 없는데 어떤 거래소에서 파는 거냐고 반문한다. 혹은 이때 눈치를 채기도 한다.

그럼 기자는 어떻게 SRT, KTX 모르냐며 '고속열차'라고 그런 코인은 없다고 말을 한다. 그러면서 배경지식이 하나도 없는 모르는 곳에 남의 말만 믿고 투자를 하려고 하냐며 질책한다.

현재 가상화폐의 가장 큰 문제점은 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다. 투자자 가운데 확실한 정보를 토대로 투자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투자 대상 코인이 어떤 곳에 사용되고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모른 채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또 운이 좋아 큰돈을 손에 거머쥐더라도 '재투자'라는 명목하에 재투기를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앞서 전하진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은 지난 26일 협회 창립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혹시라도 정보와 분석에 의존하지 않는 묻지마 투자에서 수익을 보셨다면, 그것은 도박판에서 운 좋게 좋은 패를 집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안타깝게도 그런 행운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묻지마 투자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은 바로 이달 중순에도 발생했다. 국내 거래소인 고팍스에서 새로 상장된 가상화폐 '시빅'과 '이니그마'의 가격이 순식간에 99%나 급락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상장 직후 시빅과 이니그마는 각각 180만원9900원, 181만원에 거래가 됐으며, 이후 5분도 안돼 시빅은 1600원으로, 이니그마는 1만80원으로 급락했다. 현재 29일 14시 기준 고팍스에서 시빅은 785원, 이니그마는 4965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코인들이 대부분 상장 후 가격이 오르는 추세를 믿고, 적정 가격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매수를 해버린 결과다. 상장 당시 시빅의 세계 시세는 1달러 초반, 이니그마는 6달러 후반대였다. 이를 알았다면 200만원에 가까운 가격에 매수하지 않았겠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이른바 코인 시장에서 '시체'가 돼버린 투자자가 한둘이 아니다.

정부의 규제 정책에 따라 오는 30일부터 거래자 실명확인이 시작된다. 신규투자의 경우도 금융당국과 은행이 서로 결정을 떠밀고 있어 당분간 제한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후라도 만약 가상화폐에 신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미리 그에 대한 충분한 공부를 권한다. 또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음을 늘 상기하길 바란다.